In time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했는데 문득 바쁜 스케줄을 해치우고 나니 지금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유롭게 지내는 일상이 어느 순간 버거워지고 내 시간을 팔아 뭐든 얻고 싶어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시간을 팔아 돈을 벌고 돈으로 시간을 사고 <인타임>의 영화는 어느덧 현실로 다가왔다.
비 맞은 강아지처럼 벌벌 떨면서 어디로도 가지 못하는 내가 답답했다. 그러다 누가 건드리면 그렇게 박박 짖어댔다. 주위 사람들의 놀라는 눈, 그 동그란 눈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나 좀 잡아달라고 멈춰달라고 하는 몸짓이 모두에게 들리지 않는다. 오늘은 무엇으로 버틸까, 악으로 약으로 깡으로 술로. 그렇게 시간만 흘려버린다. 그렇게 콸콸 흘려보내면 밑바닥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끝이다 생각하면 조금은 편해질 거 같아서다.
모든 걸 가진 내가 모든 게 없는 거 같다. 모든 게 다 있지만 하나도 내 것이 아닌 거 같다. 따스했던 숨결도 손길도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말라 붙었다. 무얼 위해 이렇게 아득바득 버티고 있는 걸까. 어떤 엔딩을 보고 싶어서 숨죽이고 있는 걸까.
그래도 살아야지. 남아있는 사람들이 불쌍하잖아. 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는 말아야 하잖아. 누구 좋으라고 누구 기쁘라고. 그냥 다시 태어나고 싶은 마음이다. 새롭게 다시 시작하고 싶다.
#4월의봄
#인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