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hing
오랜 시간 한 직장에서 업무를 하면 그 누구보다 그 일에 대해 잘 알게 된다. 겉으로 보이는 것 이면에 있는 힘듦과 어려움까지 알게 돼서일까 그동안의 겪은 일을 쓰고 싶은데 도통 적을 수가 없다.
생각해 보면 내가 처음 힘이 들어 일을 쉬었을 때는 회사에 대한 좋은 추억과 기억이 많이 있었다. 멀리서 보니 더욱 애틋함이 느껴졌고 그래서 다시 돌아가자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물속에서 숨 참기처럼 한 번은 어떻게든 했지만 두 번, 세 번 반복이 되니 이제 다시 좋은 기억을 떠올리려고 해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동안 이렇게 암흑 속에서 살았구나. 그냥 하루하루 시간 보내고 버티면서 월급 나오는 것에 위로받으며 지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깥으로 눈 돌리면 행여 지금 내 처지가 부끄러울까 그 안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래도 여기는 안전해. 이 정도면 괜찮은 거야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말이다.
현실과 타협하여 다시 도살장에 끌려가려고 하는 나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그래 그렇게 좋은 곳이고 다시 가고픈 곳이라면 떠날 이유가 없지. 답을 정해놓고 고민하고 있는 날 생각하니 머리가 아팠다. 선을 넘고 개울을 건너서 다른 곳으로 가보기로 했잖아.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멀어져 보기로 했잖아. 매번 다짐하고 실패하고 후회하고 도전한다.
적고 싶은 말이 많은 날들이 많았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눈물도, 감정도 메말라버렸다. 그래 이게 지금의 나인걸. 뒷걸음치지 말자. 뭐가 됐든 앞으로 가자.
#좋은기억
#나쁜기억
#돌아갈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