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242일차
쉬는 날에는 항상 끼니 걱정을 하기 마련이다. 미리 일주일 치 식단을 짜놓는 계획적인 부모들도 물론 있겠지만 평균적으로는 그럴 것이다.
2021년 10월 3일, 아침을 먹으면서 점심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점심 뭐먹지”
“그러게”
“사랑이가 돼지고기 먹고 싶다는데 밖에 나가서 먹을까?”
“그래”
오후 2시, 집에서 뒹굴 거리다가 우리 가족은 집을 나섰다. 근처에 구워주는 갈비식당이 있어서 거기로 걸어가기로 했다.
“사랑아, 허리에 묶으라고 했자나”
“그냥 이렇게 두르면 되지”
아이들은 고기를 먹는데 구지 공주 옷을 입겠다며 한참을 실랑이를 하였다. 특히 사랑이는 옷에 길게 늘어진 치마 부분을 묶으라고 했지만 유모차를 타고 간다며 묶지 않아 길바닥에 한 두 번 쓸리고 말았다. 고집도 저런 똥고집이 없다. 대체 누굴 닮은 것일까? 아내는 아니라는데 어릴 적 나인 것일까?
“아빠, 토끼는 어디 갔어요?”
“토끼? 아 토끼는 병에 걸리지 않게 다른 곳으로 이사 갔어”
“엄마, 토끼는 어디 갔어요?”
“응? 토끼는 다른 곳으로 갔어”
“엄마, 토끼는 어딨어요?”
“이사 갔다고, 몇 번째 물어봐”
“하하하하”
행복이는 예전 식당가는 길에 있던 토끼집을 기억하고는 계속 토끼가 어디 있는지 물어봤다. 코로나가 터진 이후로 쇼핑몰에서 키우던 토끼와 닭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는지 보이지 않았었다.
아이들이 이제 커서 유모차를 태우기는 쉽지 않지만 서서 가는 것이 재미있는지 신발을 벗고 유모차에 올라타서 갔다. 약 20분 정도 걷다보니 어느새 식당 앞에 도착했다.
“돼지 갈비는 직접 구워야 한 대, 삼겹살 식당은 구워주고, 어떻게 하지?”
“음, 갈비 먹자, 애들이 먹고 싶다고 하니”
갈비를 굽고, 계란찜과 냉면을 시켜 같이 먹었다. 다행히 아이들은 고기와 계란을 아주 잘 먹어주었다. 주위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어느 새 다 먹고 거의 다 식당을 나갔다.
“아빠, 나 솜사탕 살래”
“솜사탕? 응 조금만 기다려, 엄마 아빠도 좀 먹자”
“아빠, 나 솜사탕”
“기다려”
아이들은 자기 배를 다 채웠는지 자꾸 밖에 나가서 간식을 사달라며 졸라대기 시작했다.
좀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며 먹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있으면 그것은 사치일 뿐이다. 허둥지둥 마지막 고기를 입에 넣고 계산을 하고 식당을 나섰다. 밖에는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나들이를 많이 나왔다.
아이들에게 솜사탕과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우리도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을 사서 나눠 먹었다.
“엄마, 나 이거 할래”
아이들은 근처에 있던 탱탱볼 뽑기 놀이를 하겠다며 아내를 조르기 시작했다. 아내는 지갑에서 지폐를 꺼낸 뒤 동전으로 바꿔 아이들 뽑기를 시켜주었다.
“우리 이제 꽃밭으로 가서 사진 찍자”
근처에 있는 넓은 장소에 조성된 꽃밭으로 가서 열심히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우리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꽃이 예쁜지 연신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바빴다.
“어? 행복이 잔다.”
행복이는 피곤했는지 유모차에서 잠이 들었다. 마트에서 간단히 장을 보고 집에 가려는데 사랑이가 놀이터로 뛰어갔다. 놀이터에서 행복이 친구를 만나 사랑이는 같이 신나게 놀았다. 도중에 행복이는 잠이 깼지만 피곤한지 집에 가자며 다시 유모차에 누웠다.
같은 피를 가진 자매이지만 둘은 참 다르다. 사랑이는 한참을 뛰어놀아도 피곤함을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행복이는 체력도 달리고 피곤도 쉽게 느낀다. 밥도 많이 먹고 튼튼해져서 언니와 함께 잘 놀았으면 좋으련만.
“까아”
잠을 잘 시간, 행복이는 낮잠을 자서 쌩쌩하고 사랑이는 졸려서 잔다고 했다.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을 잘 안 잔다. 행복아, 낮잠을 조금만 자렴, 제발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