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253일차
가끔 아이들을 보면 ‘쟤는 누굴 닮아 저러지?’라는 말을 하곤 한다. 자기 자식인데 부모도 닮지 않았다면 누굴 닮은 걸까? 아니면 실제로는 부모 자신의 어린 모습이었는데도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2021년 10월 14일 목요일, 아이들을 하원 시키기 위해 어린이 집 앞으로 갔다. 밖에서 조금만 놀고 집으로 돌아가서 목욕을 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인생은 계획대로만 되지 않는다. 아이의 친구 다연이의 엄마가 다연이를 데리러 왔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사랑아 오늘 좀만 놀고 집에 일찍 갈까?”
“싫어, 다연이랑 놀고 갈 거야”
아이들은 부모들의 의견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어린이 집 뒤편 놀이터로 달려갔다. 이미 다른 친구가 할머니와 하원하여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미끄럼틀 위로 모여 한 친구가 가져온 과자를 먹기 시작했다.
“행복아, 행복이도 같이 먹어”
“아빠가”
“행복이가 달라고 해야지”
“아빠가”
행복이는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과자 하나 달라고 하는 것도 직접 말하지 못한다. 언니들에게만 그런 건지 친구들에게는 안 그런지 모르겠다. 결국 내가 행복이의 친구에게 얘기를 해서 과자를 받아 행복이에게 주었다.
“사랑이 아빠, 여기요”
아이들은 과자 포장을 까달라고 하거나 과자를 먹고 난 포장지를 나에게 다 주었다. 내 주머니는 아이들이 준 과자 포장지로 금세 가득찼다.
“아빠, 숨바꼭질 놀이하자, 아빠가 술래 해”
술래를 하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지만 술래가 되어 버렸다. 아이들을 졸지에 따라다니며 찾기 시작했다. 한참 숨바꼭질을 하고 놀이터로 다시 돌아왔는데 놀이터 주변에 강아지를 데리고 온 아주머니가 한 분 계셨다.
“와, 귀엽다”
아이들은 강아지가 귀여운 지 강아지에게 다가가 쓰다듬기 시작했다. 강아지의 몸에 이름이 써져 있었는데 ‘코코’라고 써져 있었다.
“행복아, 행복이도 한 번 만져봐”
“싫어”
“한 번 만져 봐, 언니들도 다 만지자나”
“아빠랑 같이”
“아빠랑? 알았어”
행복이의 손을 끌고 코코에게 다가가서 만지려고 했지만 행복이는 손을 뺐다.
“무서워”
“무서워? 알았어 그럼 만지지 마”
행복이는 작고 귀여운 강아지도 무섭다며 만지지 못했다.
잠시 후 아이들은 놀이터를 옮겨 놀기 시작했다. 소예 엄마가 약과를 가져와서 아이들에게 나눠 주었다. 아이들은 다시 모여서 약과를 먹기 시작했다. 행복이는 또 쭈뼛거리며 나에게 약과를 달라고 하였다.
“행복아, 스스로 얘기해야지”
“아빠가”
행복이의 손을 잡고 사랑이의 친구에게 약과를 받아 행복이에게 주었다.
행복이는 밖에만 나가면 부끄럼쟁이다. 하원을 할 때도 선생님의 얼굴을 보지 않고 엉덩이로 인사하고, 과자를 주어도 아빠보고 고맙다고 하라고 한다. 집에만 오면 반전이다. 소리 지르고 날뛰고 난리도 아니다.
행복아, 앞으로 용기 있게, 자신 있게 얘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