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249일차
어렸을 때 원하는 선물을 받으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장난감은 있어도 새 장난감을 받으면 또 기분이 좋았다. 세대가 바뀌어도 아이들은 여전히 선물을 좋아한다.
2021년 10월 10일, 아침에 아이들과 도서관에 가자고 이야기를 하였다.
“얘들아, 오늘 아침 밥 먹고 도서관 갈까?”
“응, 우산 쓰고 걸어서”
“오늘 비 오면 차타고 가야지”
“싫어, 걸어 갈 거야”
사랑이는 그저께 사준 엘사 우산을 쓰고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밖에 비가 장대같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 온다”
“어디?”
“밖에 봐봐”
“진짜네”
아이들은 거실 창을 통해 밖을 쳐다보았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산 쓰고 가면 다 젖겠다.”
“우산 써야 되는데”
“조금 있다가 비 좀 그치면 나가자”
점심시간이 다 되었다. 아내가 국수를 끓이려고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기 시작했다.
“아빠, 밖에 나갈래”
“응? 점심 먹고 나가자”
“싫어! 나갈래”
결국 점심을 먹기 전에 잠깐 나가기로 했다. 마침 하늘에서 퍼붓던 비도 잠시 그쳐 소강 상태였다.
아이들은 새 우산을 들고 웃으며 현관을 나섰다. 그런데 비가 완전히 그쳐 내리지 않자 사랑이가 심통을 부렸다.
“아빠, 비 안 오자나”
“아빠 때문이야, 아빠가 응가를 해서 늦게 나와서 비가 안 오자나”
“그래, 근데 비를 내리는 건 아빠가 하는 게 아니야”
비 오는 중에 우산을 펼쳐 쓰고 싶었나보다.
아이들과 함께 근처 마트로 가서 저녁에 먹을 소고기국의 무를 골랐다. 사랑이는 밤을 먹고 싶다며 밤도 골랐다.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머리에 차가운 물방물이 느껴졌다.
‘투둑 투둑’
“아빠, 비 온다”
아이들은 다시 우산을 펼쳐 비를 막았다. 사랑이는 기분이 좋은 지 우산을 펼쳐들고 웃었다.
“아빠, 힘들어”
“힘들어? 행복이 에게는 아직 큰 가 보다”
“응”
“행복이 그럼 나중에 키도 크고 힘도 세지면 그 우산 쓰자, 일단 예전 우산 쓰고”
같은 크기의 우산을 아이들에게 사주었는데 아직 행복이가 들기에는 무거웠었나 보다. 행복이의 우산을 들어주고 같이 집으로 걸어갔다.
집으로 들어가자 사랑이는 엄마에게 우산을 쓴 것을 자랑했다.
“엄마, 나 비와서 우산 썼다”
“그래? 좋았어? 사랑이가 우산 써서 좋았구나”
“응”
우산을 쓴 게 그렇게 좋을까?
아내가 끓여 준 국수, 어른들은 비빔국수와 만두, 아이들은 잔치국수를 흡입했다.
“엄마, 맛있어”
행복이가 엄지 척을 하였다. 사랑이도 번개 같이 국수를 먹고 그릇을 들어 엄마에게 다 먹었다며 자랑을 했다.
“크, 국물 시원하다”
비빔국수를 먹고 잔치 국수까지 다 먹으려고 했지만 만두와 국수로 이미 배가 너무 불러 국물을 들이켰다.
우산이 그렇게 좋니? 아이들의 마음은 단순하면서도 순진무구하다.
얘들아 다음에 비 오면 또 우산 쓰고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