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수로 놀면 문제가 생겨요

경험치로 성장하는 아이

by 똑선생

내 아이는 올해 유치원이 처음이다.

5살 까지는 집 앞 어린이집을 보내다가 처음으로 유치원을 가게 되었다.

어린이집에 일찍 가진 않았지만 세돌 지나서 가면서부터 5살까지, 2년 가까이를 거의 같은 친구들과 함께 했다.

어린이집을 마치면 자연스럽게 바로 앞 놀이터로 향했고, 여섯시 넘어서까지 매일 신나게 놀았다.

처음엔 각자 놀던 아이들도 커가면서 친구와 노는 것에 재미를 느꼈고 아이들끼리, 엄마들끼리 정이 많이 들었다.

관계라는 것은 시간을 먹고 자라는 게 맞나보다.


그러다가 새로운 환경에 가서 새로운 선생님,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아이는 어린이집 친구들이 가는 유치원에 가지 않았고 자신이 선택한 제3의 유치원에 갔다.

친한 친구들이 없는 유치원에 보내는 것이라 엄마로서 약간의 걱정이 앞섰다.

아이가 집에서도 혼자고 관계의 경험이 별로 없다보니 혹시 새로운 관계 맺기에 힘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아이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기분좋게 보냈다.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닥쳐도 아이가 배울 수 있는 기회니까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원래 새로운환경에 가면 탐색기가 있는 아이라 기다려주었다.


아이는 두명의 친구와 친해졌다.

유치원에서도 놀고 끝나고 와서도 놀이터에서 놀았다.

나는 직장을 다니다보니 퇴근하고 저녁에 밥먹고나서 자기 전에 이야기를 많이 한다.


"유치원 어땠어? 재미있어?"


못들은체하며 장난을 친다.

또 물었는데도 장난만 치고 대답을 하지 않는다.

워낙 장난이 많은 아이라 대수롭게 여겼는데

뭔가 이상해서 아이에게 더 물어보게 됐다.

그랬더니 그 두명 중 A가 자기를 자꾸 때린다고 한다.

처음엔 놀랬다. 내 자식이 맞고 왔다는데 쿨할 부모가 있을까?

팔도 때리고 얼굴도 때렸다고 하는데 너무 속상했다.


상대방이 때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도 알아야 한다.

내 아이는 혼자라 그런 경험이 없어서 더더욱 이런 경험을 했을 때 알려줘야 했다.

"그런 것이 싫다고 강하게 표현해야 해. 그래야 네가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안하지."

여러번 이야기했지만 아이는 기질이 누구를 때리거나 강하게 나가는 것은 안되나보다.

"엄마 깜빡했어" 하면서 대응을 못했다고 한다.


무작정 때리고 맞는 사이였다면 나서서 조치를 취했겠지만 평소에는 잘 놀고 친하게 지내다가 어떤 상황에서 그러는 것이기에 아이가 해결하도록 도와주려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아이에게 그 친구가 때리는 이유를 물었더니 크게 무슨 이유가 있진 않아보였다.


그 아이 엄마와 유치원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세 명이 노는 것이 문제였다.

여자 아이들이 아니어도 홀수인 것은 아이들에게 싸움거리가 되는구나!

아이들은 셋이다보니 서로 소유하려는 마음을 가졌나보다.

한 명씩 소외되는 느낌을 받는 일이 돌아가면서 있었다.

ㅅㅎ이를 때린 A도 ㅅㅎ이와 B가 노는 것을 보면 화가 나는 마음을 때리는 것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병원에 영유아검진을 갔다 오는데 아이와 대화를 했다.

"ㅅㅎ아, 너에게 힘든 일이 있으면 엄마는 널 도와주고 싶어. 고민이 있거나 해결이 안되는 일이 있으면 엄마에게 꼭 이야기해줘. 지금까지 엄마에게 ㅅㅎ이 이야기를 해줘서 너무 고마워."

"알겠어."


그러더니 조금 시간이 지난 후 아이가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내친구가 다른 친구랑 놀 때 어떻게 해야 해?"


갑자기 마음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아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정말 많이 컸구나.


아이는 셋이 놀면서도 더 맞는 친구가 있었던 것이다.

그 친구와 놀면 마음이 편하고 즐거운데 그 친구가 다른 친구과 놀 때 뭔가 뒤숭숭한 마음이 들었나보다.

초등학생들도, 아니 어른들도 겪는 관계에서의 미묘한 감정을 6세인 아이도 느끼고 있다니, 너무 신기하면서도 내 아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음에 마음이 쓰였다.


"친구 관계는 정해진 것이 아니야. 나랑 놀던 친구가 다른 친구랑 놀 수도 있고, ㅅㅎ이가 A랑 놀다가 B랑 놀 수도 있는거야. 내가 놀고 싶었던 친구가 다른 친구랑 놀고 있으면 조금 속상하지만 잘못된 일은 아니야. "나도 같이 놀자"하고 같이 놀면 돼. 그리고 마음대로 안되면 ㅅㅎ이도 다른 친구에게 놀자고 하거나 그냥 마음 편하게 혼자 놀면 되지. 엄마는 혼자 노는게 편할 떄도 있더라."


여러가지 설명을 해주려고 애썼지만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아이가 관계에서 고민도 하고 성장해가는 것이 참 기특하면서도 아이가 어떤 결론을 내리고 어떻게 행동을 할지 무척 궁금했다.


아이는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하는 게 맞다.

몇달이 지난 지금 아이는 A와도 B와도 다툼없이 잘 지내고 있다.

ㅅㅎ이를 때렸던 A도 화날 때 그렇게 친구에게 대해서는 안되는 것을 배웠고 세명은 서로를 위한 적당한 선을 알고 함께 잘 놀고 잘 지낸다.


아이가 하는 경험들이 너무 소중하다.

아이의 이런 경험들은 아이가 사람을 대하거나 사회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내가 학급에서 홀수로 노는 아이들을 보면 이상하게 꼭 친구문제가 생긴다.

내 아이가 커서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경험이 있기에 더 잘 대응하겠지?


경험은 중요하다.

내 아이가 크게 상처를 받지 않는 선에서, 정말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경험치는 계속 쌓인다.

그리고 아이는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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