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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34

그래서 넌 지금 어디?_중간점검

by 호두 Mar 09. 2025

더럽고 커다란 지구에서 난 다이아몬드야! 하면서 외치는 까만 돌멩이 하나. 이거 문지르면 정말 문지르면 다이아몬드 될까? 매일 질문한다.

너 돼? 된데?


그럴 때 가만히 시크릿 책을 꺼내본다. 는 거짓말이고.

솔직히 아직도 물어본다 자신에게. 너 되는 거 맞냐고.


몰라 시발! 나도 몰라. 나도 지금 시작했어 나 이제 시작한 거라고. 나이만 34이지 정말 방금 시작했다니까?

여태까지 배우고 일한 거 다 도움 돼 그러니까 제발 기다려줘. 나 꼭 된다니까?

이렇게 다독이면서 계속 기다려본다 나 자신을.


내 학원은 연기학원이다.

내 꿈은 연기이고 배우이다.

24년 7월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여전히 공부 중이다.

34살. 애엄마. 아내. 배우지망생.

뭐가 이렇게 많냐 쪽팔리고 자랑스럽게.


내게 너무 아쉬운 것은 연습시간이 많이 없다는 것.

아르바이트 시간을 빼면 되지 않냐고?

내 브런치 작가 신청글을 보여줄게.



작가 신청글

더 나이 든 사람들은 생각한다. 34살 젊다고 뭐든 할 수 있다고. 더 젊은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 나이 때가 되면 무엇이라도 이뤄놔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34살 이뤄놓은 것 있고 또 없다. 난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고 남편이 있으며 4살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이다. 틈틈이 알바를 하고 연기공부를 하는 것 외에 는 평범하다.


알바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남편이었다. 싸울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학원비 이제 네가 벌어서 내.


그 말을 여러 번 듣다 보니 어떠한 일이라도 구해야 했다.

난 정말 배우가 되고 싶었다. 사실 내 중년에 내 아이에 게 떳떳해질 직업을 찾다가 찾게 된 직업이기도 하고 살면서 이 정도로 하고 싶은 일이 처음이었다.


처음엔 남편에게 심장에 칼이 여러 번 꽂힌 듯 아프고 서운하고 화나고 울었지만, 그 어떠한 감정도 해결은 하지 못했고 난 알바를 구하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을 보내는 엄마로서 구할 수 있는 알바는 음식점뿐이었고 그렇게 음식점 알바와 학원을 다니는 주부가 되었다.


월-토 하루도 쉬지 않고 지내고 토일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쉬지 못한다. 그래서 친구들과의 약속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남편은 그 약속마저도 가족을 내팽개친다고 하지만 그 말에 타격을 받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다.


처음엔 아기 재우고 아니면 남편 퇴근 후 잠시의 산책 외출도 제지당했고 먹고 싶은 것도 제지당했고 인형처 럼 살아왔었다. 아이 앞의 갈등보다 순응하는 것이 아 이를 위한 것이라 생각해 왔는데 어느새 바보 같은 인 형이 돼어있었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짱구에 나 오는 토끼인형처럼 매번 맞지만 굴하지 않는 인형이 되 기로 했다.


34살. 삶에 대해 정리가 되는 시기. 살고 싶은 마음보 다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하는 시기. 말을 줄이게 되는 시기. 인연이 바뀌는 시기. 천천히 적어보려 한다.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내 이야기를 풀 곳이 필 요했고 그리고 최근에 브런치를 시작한 지인으로부터 시작하기 되었다. 작가님께 감사드리며, 첫 글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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