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은 스무 살
12월 30일 오후 11시 07분
앞으로 24시간 53분 후면 나는 이제 서른 살이 된다.
20대를 되돌아보자면, 무언가를 항상 하고 있었던 것 같다.
20대 초반에는 게임을 원 없이 즐겨봤고, 운이 좋게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를 해서 덕분에 더더욱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되었다.
누군가 나에게 그렇게 게임만 한 것에 대해서 후회하냐고 물어보면 자신 있게 '응!'이라고 대답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게임해 봤기 때문에, 이제 글도 쓰고, 회사도 열심히 다닐 수 있지 않을까라고도 생각한다,
20대 중반부터, 후반까지는 복학을 하고, 전문대에 들어가 일찍 졸업을 하고 스물다섯 살부터, 여러 일을 해본 것 같다. 생산직, 물류관리, 브런치작가, 블로거, 마케터, 문토 등 여러 직업을 가져보고, 부업도 시작해 봤다.
남들에게 만 원짜리 한 장 꺼내는 게 정말 어렵다는 것도 깨닫고, 여러 커뮤니티를 돌아다녀보고, 그 안에서 라포도 형성하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웃기도 정말 많이 웃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서른 살이 된다는 것을 실감을 하기란 어려웠다. 물론 신체적 나이는 어느 정도 체감을 하고 있었지만,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그래도 아직 스물아홉 살이니까 괜찮아'라고 하는 자기 위로를 열심히 실천했다.
어쩌면 30대가 훌쩍 넘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직도 '애기'라고 볼 수 있겠지만, 한 편으로는 두려운 생각도 많이 든다.
어렸을 적 본 서른 살의 무게는 집도 있고, 차도 있고, 결혼도 한 그런 느낌이 강했다.
그렇지만 24시간 남은 나는 서울 원룸에서 이렇게 글을 쓰면서, 내일 자차가 아닌 쟈철(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해야 되며, 결혼은커녕 미래를 약속한 여자친구 또한 없다...
그리고 30대부터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이를 공개하면 평균의 잣대에 따라서 사람을 판단하는 행위를 당하기가 싫다. 연봉은 얼마나 되는지, 집은 몇 평인지, 결혼은 언제 할 건지 등 20대라서 보호받았던 방어막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달라진 시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두렵다.
분명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있었지만, 현실 부정을 하고 있었고, 계속 도피만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기록해보려고 한다.
30대를 온전하게 받아들이고, 더 유치하지만 끝내주는 30대의 나를 위해서, 그리고 읽어주는 당신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