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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자까 Aug 30. 2022

지금의 내가 쓸 수 있는 글

한 클래스에서 듣기를, 하나의 주제로 쓰인 글에는 파급력이 있다고 한다. 하나의 주제를 잡는 것이 통일성도 있고 나도 그렇게 작성하고 싶은데 하나의 주제를 생각하려니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나를 표현하는 단어들을 괜히 나열해 보고, 이중에서 오랫동안 가지고 갈만한 주제가 있을까 싶은데 글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여러 가지 것들이 변화를 맞이하는데 그중 한 부분만을 골라서 그것을 장기적으로 유지해나가는 것이 쉽진 않을 것 같단 생각이다. 


클래스 강사도 말하길, 자신의 쓴 글을 기획안과 함께 출판사에 투고해보기도 했는데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고. 그래서 출판업에 종사하는 지인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바로 책으로 출간할 수 있을만큼의 분량이 될 정도로 꾸준히 써야한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2년 간 주 1회로 글을 꾸준히 쓴 결과 책으로 출판할 만큼의 글이 쌓이기 시작했고 출판사에서 먼저 제의가 들어왔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국 중요한 것을 꾸준히 쓰는 일이겠구나 싶었다. 2020년부터 감성과 내 생각을 담은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글을 업로드했었다. 당시 블로그에 쌓인 글들을 보니 서른두 편의 에세이가 있었다. 당시의 감성이 떠오르기도 하고, 지금의 감성과 비교해 보기도 하니 추구하는 감성은 크게 다르지 않구나 싶었다. 그리고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글로써 위로를 받고자 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가진 것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도록, 익숙한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않도록, 일상 속 찬연한 순간들을 깊이 각인하고 마음껏 만끽할 수 있도록 말이다. 전에는 그러한 순간들을 놓치는 것이 싫고 오래도록 그 감성에 젖어들고만 싶었다. 그래서 더욱 묘사하는 글을 주로 썼는데 지금의 글을 보면 그 속에 젖어드는 것보다는 현실에 비추어 생각하는 것들, 나에게 일어난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글쓰기의 매력에 오랜만에 눈을 떴을 2020년에는 '갬성'에 잔뜩 취하고 싶은 마음이 묻어나고, 회사를 한창 다니면서 쓴 직장에세이는 어떻게든 이 현실 속에서 숨 쉴 구멍을 찾는 모습이 그려진다. 퇴사를 한지 한 달 정도 되는 지금은 일상의 여유를 조금씩 찾으면서 다시금 글 쓸 '갬성'을 찾고 있다.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그리고 글을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한 답으로 점칠된 근래의 글들을 보니 나는 어쩌면 당위성을 찾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 현실과 내가 이루고 싶은 소망에 대한 그 간격 속에서 말이다. 무언가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막연히 어서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책으로 나오든가, 아닌가 그것은 나중의 문제이고 그저 쓰는 행위 자체에서 느끼던 잔잔한 기쁨이 먼저이겠다 싶다. 


결과가 어떻게 됐든지, 그저 재밌으니까 하는 것. 전 글에서도 언급한 순수한 열정을 잃지 않기 위해서 지금의 내가 쓸 수 있는 글을 쓰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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