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레토 법칙과 소수, 그리고 부자
어느 날 파레토는 개미를 관찰하다가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소수의 개미만 열심히 움직이고 대다수의 다른 개미들은 빈둥대는 것이다. 대략 20%의 개미만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던 것이다. 흥미를 가진 파레토는 "20%의 열심히 하는 개미들을 모으면 모두 열심히 하겠지. " 하면서 20%의 개미만 모아서 관찰을 해보았다. 하지만 이들도 처음에는 모두 열심히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중에 20%의 개미만 열심히 일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모든 일개미들이 모두 열심히 일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파레토는 이러한 신기한 현상이 다른 종에게도 일어나는 지를 확인했다. 벌을 관찰한 파레토는 또다시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하게 된다. 벌도 마찬가지로 20% 와 80%의 비율로 나눠지는 것을 발견했다.
파레토는 인간세상에서도 이러한 법칙이 적용되는지 연구했다. 이탈리아의 소득과 부의 분포를 연구하던 파레토는 20%의 인구가 전체 80%의 부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읽다 보니 그럴 듯한데.', '동물 이야기니까 그렇지.' 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파레토 법칙은 우리 주변 생활 여러 곳에서 많이 적용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백화점에서 20%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담당한다. 기업의 핵심 제품 20%가 80%의 이익을 가져다준다. 통화한 사람의 20%가 전체 통화시간의 80%를 차지한다. 등등 우리 생활 주변에 아주 많은 예들이 이 20대 80법칙에 얼추 맞는다.
한스 로슬링이 저술한 <팩트풀니스> 중 '크기 본능'을 설명하는 곳에서 이 80/20 법칙이 등장한다.
"비율을 왜곡하여 사실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비율을 왜곡하는 것은, 다시 말해 크기를 오판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
"크기 본능은 우리의 제한된 관심과 자원을 개별 사례나 눈에 보이는 피해자, 또는 우리 눈앞에 있는 구체적인 것에 쏟게 만든다."
"비율을 왜곡하기는 매우 쉽지만, 다행히 그것을 막을 쉬운 해결책이 있다. 나는 많은 수를 비교해야 할 때, 그리고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을 골라야 할 때 가장 쉬운 생각 도구를 이용한다. 이것이 '80/20법칙'의 전부다."
이 책에서는 세계 에너지원을 나열식으로 설명하면 어떤 것이 중요해 보이는지 안 보이지만, 각 연료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 단위에 따라 나열하면 세 가지가 나머지보다 월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대개 중요한 것은 전체의 20%이며, 그 원인이 80%의 전체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이 파레토 법칙의 핵심이다.
나의 경우 오늘 날씨가 추워 옷장 문을 열었더니 결국 입고 나온 옷은 얼마 전에 또 입었던 옷이었다. 대략적으로 생각해보니 소유한 옷들의 20%가 전체 옷 입는 시간의 80%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렇듯 파레토 법칙은 생각보다 우리 세상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파레토 법칙을 머릿속에 생각하고 우리 교실 장면을 그려보면 참 신기하게도 맞는 듯해 보인다.
수업을 했을 때 발표를 자주 하는 친구들은 결국 소수의 학생이다. 소수의 학생이 전체 발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부분의 조용히 있는 학생은 처음부터 계속 묵묵히 공부한다.
또한 청소시간에 전체 청소를 하면 정작 20% 정도만 열심히 하고 나머지 친구들은 빈둥대며 칼싸움이나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읽는 분들께서도 쉽게 학창 시절의 경험으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업무 예산의 대부분은 20%의 항목이 차지하고 있다. 예산 항목은 다양하지만 소수의 항목이 전체 예산의 80%를 차지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교사 업무는 상당히 다양하지만 그중 수업과 관련된 것은 20% 정도이며 수업의 시간이 전체 교실에서 보내는 시간의 80% 정도를 차지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상위 10%의 세 부담률은 78.5%이다. 반면 면세자 비율은 2018년 38.9%에 달한다. 국민 5명 중 2명 꼴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이는 다른 나라에 비교해서도 매우 높은 수치이다. 특히 더 놀라운 것은 상위 1%의 세 부담률은 41.8%에 육박한다.
세금으로 소득을 모두 가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예측은 가능하다. 정확히 20대 80은 아니지만 파레토가 주장한 인구의 20%가 80%의 부를 가진다는 부의 분배는 파레토가 연구했던 이탈리가아 아닌, 우리나라에서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소수의 엘리트들이 대부분의 부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며, 실제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는 사실을 정확한 수치로 보여주는 예이다.
브라운 스톤의 <부의 본능>이라는 책에서는 부자가 되기 위해 인간은 '무리 짓는 본능'을 억제해야 한다고 한다. 나는 이러한 생각은 파레토 법칙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하는 행동을 따라 한다면 부를 쟁취할 수 없다. 좋은 결과는 늘 소수에게 주어진다.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여러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나를 흔든다면,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할 것이다. 자잘한 손해가 있어도 가장 큰 이득을 차지하는 핵심을 간파한다면, 투자에 있어서도 소수의 편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소수가 선택하는 결과가 전체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온다면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지 않는 것들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부동산으로 생각해보자면 대표적으로 집창촌이나 달동네의 낙후지역들을 유심히 봐야 한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많은 곳이어서 소수만이 선택하는 곳, 다수가 별로라고 하는 곳, 욕을 많이 먹는 곳은 앞으로 잘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주식 투자에서도 파레토 법칙은 유효하다. 기업을 분석할 때 섹터 이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기업을 유심히 살펴라. 아마 섹터를 대표하는 대장주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전체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부의 인문학>에서 나온 내용을 인용한다면, 워런 버핏도 선진국의 주식(미국 주식)이 이머징마켓의 주식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나왔다. 경제성장의 가장 큰 열쇠는 바로 기술이며, 선진국에 우수한 인재와 기술이 모일 것이며, 후진국에는 제조하고 생산하는 공장이 위치한다. 따라서 본사가 있는 선진국이 우리가 투자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그 결과로 양극화가 일어나고 심화된다. 이 또한 파레토 법칙에서 본다면 타당하다. 소수의 기업이 더 많은 성장과 이득을 취한다. 우리는 그런 기업을 골라 가치를 믿고 장기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레토 법칙은 경제학과 마케팅에서 상당히 유용하다고 알고 있다. 또한 그에 반대편에 있는 다수의 힘을 강조하는 '롱테일 법칙'은 인터넷이 생활화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더 강한 마케팅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수의 행동보다는 소수의 행동을 따라야 한다. 내가 파레토 법칙을 생각하며 투자에 접목시켜야 한다고 느낀 점은 바로 '효율성'이다. 즉, 선택과 집중이다.
스스로 자산 상황을 체크해보면 한두 개의 분야가 유독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균형을 추구하기 때문에 분산투자를 강조하지만, 합리적이고 효율적 측면에서 집중 투자가 좋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과거의 시장에서 주식이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준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둘을 섞어 안전한 투자를 한다. 사실 합리적이고 효율적 투자를 위해서는 주식에 집중투자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인간은 합리적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비이성적이고 심리에 크게 좌우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손실할 수도 있다는 공포의 본능으로 집중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인간의 본능을 인문학을 통해 공부하고 알게 된다면 비록, 완전한 집중투자는 못할 지라도 비교적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이렇듯 파레토 법칙은 엘리트주의를 양산하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부작용이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그늘이다. 우리나라는 자본주의의 역사가 길지 않다. 아니 사실 매우 짧다. 따라서 그에 따른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의 본능과 파레토 법칙을 공부한 뒤 알고 덤비는 시장이라면, 다수의 사람들이 하지 않는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결국 20%의 사람만이 부를 쟁취할 것인데 자본주의 게임의 룰을 익힌 그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파레토의 법칙은 기본적으로 제로섬 게임을 전제를 하기 때문에 휴머니즘의 관점에서 도덕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경쟁의 사회, 수축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양극화 문제는 피할 수 없다. 경제 사회 전체의 시스템을 변경하고 이기는 것은 개인의 생각만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공부와 독서, 현장 발품을 통해 그에 맞게 대응하고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평범한 직장인인 우리가 초 고난도 시대의 게임 룰을 익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20대 80의 법칙을 잘 알고 활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