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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Sep 27. 2022

MR. 거짓말쟁이

-피노키오의 시간들!-

나는 처음에 그가 그저 무능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는 설령 무능한 권력자가 나온다 하더라도, 그만큼의 유능한 인재들도 많이 있으니까. 또다시 IMF 같은 불행한 사태가 오거나, 최여사 같은 비선 실세가 뿡뿡 방귀 뀌고 다니다가 똥까지 싸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었으니까. 


그를 무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정치인으로서는 그야말로 갑자기 툭 튀어나온 '갑툭튀'였고, 듣보잡이었기에 '정치 9단'들이 모인 한국 정치계에서 그가 버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그의 이력을 보면, 그 어느 구석에서도 그가 우리나라의 경제/외교/통일/문화 영역을 안정되기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안도할 수 있었던 건, 나의 조국 대한민국엔 인재가 많으니까, 이 정권 안팎 어딘가에서는 '숨어서 열심히 제 할 일 하는 능력 있고 책임감 있는 사람들도 많을 거'라는 희망이었다. 


'그래! 우리나라에는 IMF를 한번 겪은 후로는 환율 문제와 관련해서는 트라우마가 생겨서 어떠한 경우에도 적정선의 환율을 지키려고 했었고, 또 정권이 여기서 저기로 또 저기서 여기로 바뀌어도 그 원칙은 지켜졌었잖아!  또다시 IMF 같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게 방치하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을 했던 오늘도 환율은 1420원을 넘어섰다. 이러다가 1500원대까지 넘어서면, 과연 이 정권이 브레이크를 걸 능력이 있기는 한 걸까?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후 좀 더 그에 대해서 알아보니, 그는 무능한 데다 경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참아줄 수 있었다. 그의 경박함으로 나의 조국 대한민국의 국격이 한참이나 떨어지겠지만, 다행히도 우리나라에는 BTS도 NEW JEANS도, 블랙핑크도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봉준호 같은 뛰어난 민간 문화 외교 사절단이 바다의 모래알처럼 많아서, 그가 심각하게 깎아먹은 국격을 다시 올려줄 거라고 믿었으니까.


비록 그가 외국에 나가서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고, 오대양 육대주에 망신살을 뻗치고 다니면서 국민들을 힘들게 하더라도, 글로벌 문화계에 당당히 최고의 콘텐츠를 선보이는 문화강국 대한민국, 성숙한 시민의식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의 뛰어난 경쟁력에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많은 외국인들을 보면 대한민국은 분명히 국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살아도 되는 나라이니까.  


그러다가, 요즘 그를 다시 잘 보니, 그는 무능하고 경박한 데가 거짓말쟁이였다! 

이 지점에서는 인내심 많은 나도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무능하거나 경박하다고 판단할 때, 우리는 상대적인 기준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 즉, 누군가에게는 무능한 사람이 또 다른 누군가에는 느리지만 묵묵히 그저 자기 일 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고, 또 경박하다는 것도 상대적이라서 누군가에게는 경박하게 보이는 사람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소탈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거짓말은 전혀 다른 영역에 있다. 이건 상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참과 거짓, 진실과 허위의 문제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그 혼자만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었다는 거다! 그의 측근 모사들 모두가 (쉽게 들통나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해가 없다 말하고, 심지어 거짓을 거짓이라고 용기 있게 말하는 사람들을 족치고 협박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해서 국가를 위태롭게 했다.
새끼는 그 새끼가 아니고, 저 새끼다.
바이든은 바이든이 아니고, 날리든이다'


라면서, 저 새끼가 들으면 섭섭할 얘기를 이 새끼한테 하고, 이 새끼가 들어도 이해가 안 되는 얘기를 저 새끼한테 강요한다. 게다가 '어마무시 지구별 초울트라 강대국 USA'의 대통령 이름을 '바이든이 아니고 날리든'으로 고치겠다고 생떼를 쓴다. 남의 나라 대통령 이름을 허락도 받지 않고 자기 맘대로 바꾸면서, '따르지 않는 자~ 모두 목을 치리라~' 할 기세다.


그의 주변에는 누구도 그에게, 


“각하!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그냥 솔직하게 잘못했다고 사과하세요. 용서를 구하고 앞으로 열심히 잘해보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다시 기회를 줄 겁니다.”


라고 용기 있게 '콩으로 메주를 쒔다'라고 말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와, 그에게 속한 무리들이 다 거짓말쟁이라니!!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도 처음에는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잘 안다. 그러다가, '아니야 이건 사실이야. 내가 하는 말이 맞아' 라면서 스스로 자기 암시를 하고, 급기야 자기 거짓말에 중독이 된다. 그리고 이내 적반하장으로 사실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저 도둑 잡아라!!' 라면서 자신도 속이고 남도 속이려든다. 


아~ 어쩌면 좋으랴!! 거짓말에 중독된 이 심각한 사기꾼들을 어찌한단 말인가! 


개탄을 하면서 다시 찬찬히 작금의 상황을 들여다보니, 이들은 무능하고 경박스럽고 거짓말쟁이일 뿐만 아니라, 그들이 통치하는 나라의 국민을 개무시하는 사람들이었다. 프랑스혁명 때 루이 16세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것도, 프랑스 대다수의 민중에 대해서, 


“이들은 무식해서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다”


라고 개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루이 16세 흉내를 내면서, 


이 새끼를 저 새끼로 바꾸고, 바이든 할아버지는 날리든 할아버지로 부르라


고 명령하면 그저 그렇게, '위대한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복창하면서 따라 할 거라고 생각한다.  

   

오호통재라! 국민들을 이처럼 개돼지 취급하는 무능한 거짓말쟁이들을 진정 그냥 두고 봐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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