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무채색들에 다양한 파스텔톤이 더해졌다
이번 주말도 호우주의보가 이어졌다.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한 후 몇 주째 호우인지..)
회색빛 하늘은 하루 종일 무겁게 드리워 있었고, 내 마음 역시 빗물에 젖은 듯 무겁고 축축했다.
감정색으로 표현하자면, 바람이 불 때마다 번지는 ‘묵청회색’이었다.
그래도 집 안에서만 웅크리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딸과 함께 최근 개봉한 영화 스머프를 보러 갔다.
나는 스머프를 보고 자란 세대이지만 딸에겐 생소한 스머프를 얼마 전 서울에 가서 테마파크를 구경하며 잘 알게 되었다.
함께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마트에 들러 장난감 코너를 구경했다.
쇼핑카트를 밀며 웃고 떠드는 딸을 보니, 마음속 색이 조금씩 ‘따뜻한 살구빛’으로 번져갔다.
다음 날에는 동생네 아들과 함께 키즈카페를 찾았다. 십오 분 거리의 동네로 이사 온 이후 왕래가 더 잦아진 우리는 번개만남으로 갑자기 키즈카페를 갔다. 아이들은 트램펄린과 볼풀 속에서 깔깔대며 놀았다. 그 밝은 웃음소리는 내 마음에 ‘맑은 하늘색’ 조각들을 하나둘 붙여주었다.
주말은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갔다.
창밖에는 다행히 비가 그친 맑은 하루였지만 다음 주 내내 다시 비가 온다고 한다.
그래도 지금 내 마음속에는 회색과 살구빛, 하늘색이 함께 스며 있었다.
비가 만든 주말이었지만, 아이들과 함께여서 한층 더 다채로운 색을 남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