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일

다시 잘 살아갈 용기

by 안나

올해 초의 나는 밖에서의 사소한 시련들이 겹겹이 쌓여 마음의 생채기를 입고 잔뜩 움츠러들었다.

사람들을 피해 혼자 조용히 앉아 글을 쓰고 소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더 이상 나를 어딘가에 맞추는 행위는 하고 싶지 않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둘러싸여서 혼자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

이 단순한 열망 하나로 나는 다시 일기장에 하루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나의 하루의 기록 속에는 무수하게 많은 등장인물이 있다.

나를 아프게 한 사람.

나에게 예쁜 말을 해준 사람.

나에게 말을 심하게 한 사람.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사람.

미운 사람.

멋진 사람.

닮고 싶은 사람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


사람 사람 사람…

이렇게 내뱉고 난 뒤엔 조금 마음이 진정되었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토해내듯 속마음을 뱉어냈던 일기장에는 어딘가 모르게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미움과 후회 원망에 상처받아 어쩔 줄 몰라하는 초라한 나 자신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불건강한 나에게 정말 필요한 건 마음을 배설하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다듬는 일임을 그때 깨달았다.

어느 순간엔가 나의 원초적 의문은 긴 화살표를 그리듯 이곳에 닿았다.




아직 성숙하지 못하고 부족한 사람의 사소한 속마음으로 가득 채운 글 10개 발행하기!

글을 쓰며 나는 지난 상처에 메여있기보다, 더 좋은 나로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가득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혼자 고립되지 않기.

상처는 금방 잊고 훌훌 털어버리기.

내가 만난 사람의 멋진 점을 찾아내고 좋아하기.

좋았던 것만 기억하기.


이제 미움과 후회는 덜고

사랑으로 가득 채운 새로운 마음엔,

여러 사람과 소통하고 교감하고 내가 느낀 것들이 건강하게 받아들여지고 이해된다.


10개의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부족하고 어리석고 못난 나를 용서했다.

내 마음속에 있던 모든 아픈 마음에게

‘그럴 수 있지.’ ‘애썼네. “


이제는 보내줄 준비가 되었다.


나는 아직도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글을 쓰는 삶을 아직도 꿈꾼다.

그런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럼에도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가벼운 운동화와 뭐든 담을 수 있는 작은 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선다.


이제 정말 다시 잘 살아갈 준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