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Albatross)는 지구 상에 현존하는 조류 중에 가장 큰 새이다. 날개를 펴면 그 길이가 3~4미터 정도나 되고 몸길이도 80~100cm 정도 된다. 날개가 너무 커서 그 무게로 인해 육지에서 걸을 때는 균형을 잘 잡지 못해 뒤뚱뒤뚱 바보처럼 걷기에 바보새라고 불리기도 한다. 알바트로스는 우리에게 신천옹(信天翁)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하늘을 믿고 나는 새라는 뜻으로 공기의 흐름을 믿고 비행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지어졌는지도 모른다.
알바트로스는 한번 짝짓기를 하면 평생 그 짝과 함께한다. 보통 알바트로스 부부가 함께하는 기간은 약 50년 정도 되며 수명은 60~70년 정도이다. 덩치가 무척 크기 때문에 다른 새들과는 달리 1년이나 2년에 알을 한 개만 낳으며 부화 기간도 9개월 정도나 된다.
알바트로스의 가장 큰 특징은 새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비행을 하는 새라는 것이다. 알바트로스는 다른 새들처럼 하늘에서 날 때 날갯짓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바트로스는 엄청나게 오랜 시간 동안 상상할 수 없는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하루에 한 번도 육지에 내려앉지 않고 약 800km 정도를 날아갈 수 있다. 활공 한번 만으로도 수십 킬로미터를 날 수 있다. 비행 속도도 공기의 흐름을 잘 탔을 때는 엄청나게 빨라 약 시속 120~130km/h 정도 된다.
알바트로스가 오랜 시간 공중에서 비행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긴 날개를 이용하여 아주 적은 에너지로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바트로스는 대기의 상승기류를 이용한다. 이럴 경우 날갯짓을 전혀 하지 않고서도 그저 공기의 흐름에 자신의 몸을 맡긴 채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서 상당히 오랫동안 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상승기류를 타다가 그 기류의 부양력이 떨어지게 될 때는 비행고도를 과감하게 낮춘다. 낮아진 위치에너지는 다시 운동에너지를 증가시켜 알바트로스의 속력을 높여주게 되고, 이로 인해 다른 상승기류에 편승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인해 알바트로스는 1년에 무려 12만 km를 날아갈 수가 있고 혼자서 지구 한 바퀴를 2달 만에 돌 수도 있다. 만약 알바트로스가 다른 새들처럼 날갯짓을 한다면 이러한 비행을 거의 불가능하다.
알바트로스는 비행에서 가장 중요한 공기의 흐름을 알고 있고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새다. 이로 인해 지구 상에서 가장 멀리, 가장 높이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하늘에서 머무를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정작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자신의 에너지를 사용하지 못한다. 조그만 것은 과감하게 다 버리고 우리 인생에서 나 자신을 하늘 높이, 오래도록, 아주 멀리 보내줄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알바트로스가 공기의 흐름에 자신의 커다란 몸뚱이를 맡기듯이 우리도 우리의 삶의 커다란 흐름에 맡기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괜히 별것도 아닌 것에 이리저리 마음 쓰고 에너지 쓰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수도 있는 것이다.
알바트로스의 비상처럼 우리도 우리 삶의 비상의 순간이 언젠가는 다가올 것이다. 그때 온전히 나의 삶을 맡기고 저 하늘 높이 날아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