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나온 시간들 Aug 17. 2021

밝음, 매우 밝음

1884년에 뉴욕에서 태어난 안나 엘리나는 어릴 때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그리고 나중에 할머니가 되어서도 평생 그녀만이 가지고 있던 특색이 있었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밝게 웃는 모습이었다. 어릴 때 그녀의 웃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아주 착하고 마음씨 좋은 부모 밑에서 자랐고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울 것이라는 생각을 당연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고아였고, 외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게다가 외할머니는 손자만을 너무나 편애하였고 손녀인 엘리나에게는 거의 무관심한 그런 분이셨다. 그녀는 10대 초반부터 힘든 노동일을 감당해야 했고, 그 일의 대가도 너무나 작았지만, 그저 웃음으로 받아들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고 싶었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주위의 사람들이 아예 대학 가는 것을 만류하였기에 대학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주위에서 그냥 결혼이나 하라고 어떤 남자를 소개시켜 주었고, 그 남자와 20세에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 6명을 낳아 기르는 동안에도 항상 밝은 웃음을 잃지 않은 채 여섯 명의 아이의 육아에 전념을 했고, 또한 웃으며 남편의 뒷바라지를 했다. 6명의 자녀 중에 한 아이가 사망하게 되었을 때, 그녀는 마음으로 너무 슬펐지만, 자신에게는 아직 사랑할 수 있는 5명의 아이가 남아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나머지 자녀를 위해 더욱 헌신했다.


  그녀의 남편이 39세가 되던 해에 남편은 소아마비로 인해 더 이상 걸을 수가 없게 되었고, 이로 인해 그녀의 남편은 평생을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했다. 절망에 빠져 있던 그녀의 남편을 휠체어에 태우고 나와 뒤에서 밀어주며 정원을 같이 산책하면서 밝은 웃음으로 남편을 위로해 주었고, 이에 남편은 다시 용기를 얻어 자신의 일을 더욱 열심히 해나가기 시작한다. 


  그녀가 쓴 글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삶은 선물입니다>     

 

많은 사람이 

당신의 삶을 스쳐 지나갑니다


그러나 진정한 친구들만이

당신의 마음속에 

선물을 남깁니다   

 

스스로를 조절하려면

당신의 머리를 사용해야 하고     


다른 사람을 조절하려면

당신의 마음을 사용해야 합니다     


노여움(anger)이란

위험(danger)에서

단 한 글자가 빠진 것입니다     


누군가가

당신을 처음 배신했다면

그건 그의 잘못이지만

그가 또다시 당신을 배신했다면

그때는 당신의 어리석음입니다     


큰 사람은 아이디어를 논하고

보통 사람은 사건에 관해 토론하며

작은 사람은 사람들에 대해 얘기합니다     


돈을 잃은 자는 많은 것을 잃은 것이며

친구를 잃은 자는 더 많은 것을 잃은 것이고

믿음을 잃은 자는 

모든 것을 잃은 것입니다     


아름다운 젊음은

우연한 자연의 현상이지만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작품입니다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미스터리지만

오늘은 선물입니다     


오늘도 기쁨과 감사 그리고 행복이 넘치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그녀의 남편은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4번의 대통령직을 수행한 20세기 최대의 정치가였던 프랭클린 루스벨트였다. 1945년 루스벨트가 뇌출혈로 사망하자 그녀는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유엔(UN)을 창립하는 데 앞장섰고,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이 되어 세계 인권 선언서를 만드는 데 있어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그녀가 평생의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삶에 대한 긍정이지 않을까 싶다. 그녀의 밝은 웃음이 그녀의 가장 커다란 삶의 무기였다. 오늘 우리에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일어나는 것은 이유와 원인이 있거나, 아니면 운명에 의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냥 다 잊어버리고 오늘이라는 선물을 받았음에 밝게 웃어보면 어떨까 싶다. 그냥 밝음은 부족하니 매우 밝은 웃음을 웃도록 하자.    


  


이전 03화 모든 꽃이 봄에 피지는 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