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상아 Mar 07. 2024

11. 엄마를 행복하게 하다.

여덟 살이 가진 단 하나의 목표

여덟 살이 어른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은 하나였다. 말 잘 듣는 것. 그리고 말 잘 듣는 아이라 하믄 착하고 공부를 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칭찬이었다.


그래서 어린 나는 엄마에게 칭찬 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백점 성적표를 가지고 가면 잠시나마 들리는 엄마의 감탄, 밥풀까지 싹싹 긁어 먹을 때 밥그릇 빵꾸 날 정도로 잘 먹는다는 엄마의 말, 엄마 앞에서 궁둥이를 웃기게 흔들면 엉덩이를 두들겨주던 사랑 담긴 손. 그것들은 차곡차곡 쌓이는 적립 같은 거 였다. 언젠가 충분히 쌓이면 행복한 엄마로 돌려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고사리 손으로 모은 칭찬들을 깎아내릴 만한 일들은 당연히 숨겼다. 친구들의 돌림따, 울고 싶은 마음, 화나는 일들. 이건 칭찬 받을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엄마를 속상하게 만들테니 티내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나를 가장 힘들게 했지만 그래서 더 드러내기 힘들었던, 내가 고통스러운 만큼 엄마도 감당하기 어려울거라고 단정지어 말하지 않았던 존재가 있었다. 바로 언니였다.




이전 10화 10. 우리 엄마가 제일 예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