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어요
해외 공급처와 화상회의를 한다. 구매 담당자가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해외 공급처의 부장이 부하 담당자에게 물어본다.
부장 : Who is the *um guy?
담당자 : I guess it is Charlie.
* um guy : 음 가이는 누군가의 말 끝에 계속 “음”이라고 호흥하는 남자를 가리키는 말. 실제 이런 말이 있는지는 모르겠음.
나의 영어 이름은 찰리다. 한국어 이름과 가장 가깝게 들리는 영어 이름으로 지었다.
화상회의 시간에 구매 담당자가 해외 공급처의 제품 론칭을 위해 열심히 설득하고 있다.
나는 팀장으로서 담당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어떤 부분에서는 강조를, 어떤 부분에서는 보완을 할 수 있는지 염두하며 경청하고 있다.
내가 구매담당자의 말 끝에 주기적으로 “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거래처와의 화상회에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지만, 구매 담당자 외로이 분투하며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신이 혼자가 아니고, 나도 우리도 당신의 말을 경청하고 함께 하고 있다는 표시”가 응축된 것이 바로 “음”이다.
ON THE SAME PAGE. 미국에 일주일간 교육 연수를 받으면서 배운 것 중에 가장 인상 깊은 개념이다.
WE ARE ON THE SAME PAGE. 팀의 방향과 진행에 대해 리더와 팀원들이 평소 자주 교류하여 합의를 만들면 우리는 마치 책의 어느 페이지에 함께 있는 거처럼 같은 방향과 같은 상태에 머물 수 있다. 그래서 함께 책을 읽어나가는 것처럼 기존의 히스토리의 기반 위에서 함께 앞으로 나갈 이야기들을 만들어 간다.
특히, 고객과의 미팅에서 ON THE SAME PAGE에 있는 동료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지만 굵은 한 방향으로 나아가 고객을 설득할 때 힘을 갖는다.
“음”은 당신과 같은 페이지에 있다는 현재형의 표시이자, 또한 당신과 같은 페이지에 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음”은 당신의 말을 경청하고 싶다는 내 마음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