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진인지 무좀인지
발가락 사이에 살이 하얗게 일어나며 기포가 생긴다
모르는 사이에 방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양말 사이에 달라붙어 사라질 피부의 각질들
굳이 떼어내려 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떨어져 나갈
육신의 흔적들,
억지로 떼어내니 시원하다
놔두면 저절로 떨어질 걸 굳이 손으로 떼어내고
비누질을 여러 번 하여 닦아 내는 수고를 한다
그냥 놔두어도 될 걸
잠깐의 거추장스러움을 못 견뎌
제 육신을 괴롭혀 가며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새 살까지 도려내려 한다
누군가
실연의 아픔을 딱지처럼 떼어내려 하고 있다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면 자연히 없어질 아픔을
힘들게 도려내려 하고 있다
어서 새 살이 찾아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