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그것도 혼자서.
양푼에 밥을 비벼 입 앙다물고 한 입 떠 넣으면
갑자기 옆에 누가 있었으면 하는 눈망울이 미워져서 더 크게 한 입 떠 넣는다
혼자 먹어 본 기억이 없어서일까,
혼자 설거지를 하면 옆에서 누군가 자꾸 물이 세다며 수도꼭지를 잠그려고 하는 것 같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숟가락 하나
양푼 밥그릇 하나
국그릇도 달랑 하나
먹을 땐 혼자였는데
설거지할 때는 여럿이 모여 부딪힌다
그 옛날
혼자였던 당신과 내가 만나서
부딪힌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