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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작가 Jun 27. 2022

Beyond the horizon

#6

 



 달도 숨어버린 칠흑 같은 밤이 되었다. 부슬비가 멈출 때 즈음 도시의 소음도 잠잠해졌다. 짙은 어둠이 내뱉은 스산한 기운 마을을 집어삼킨 듯 지나가는 곳마다 르산드라의 성처럼 냉기로 가득 찼다. 벽면과 거실 바닥 서서히 얼어붙어갔고, 샹들리에 조명들이 깜빡거리며 하나씩 소멸해 갔다. 어둠의 기운은 마치 굶주린 아나콘다처럼 잠든 루카스의 숨통을 조이기 시작했다.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조여와 루카스의 이마가 식은땀으로 흥건했다. 목 졸린 사람처럼 눈알에 핏대가 섰고 얼굴이 벌게졌다. 그의 입 주변이 신음소리로 달싹거렸지만 전기에 감전된 사람처럼 온몸이 경직되어 손가락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

 "음..... 음....."




 루카스는 돌연히 눈을 떴다. 초점 없는 검은 동공이 지옥 불을 연상하듯 활활 타올랐고, 영화 속 광대처럼 입꼬리가 섬찟하게 말려 올라갔다. 침대에서 일어난 루카스의 뒤에는 제임스가 기이한 몸짓으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들은 자석처럼 서로에게 이끌려 정원으로 향했다. 잔디를 밟고 서 있는 그들의 발등 위로 눈송이가 살포시 올라앉았다. 푸른빛으로 변해가는 하늘 아래로 티끌만 한 작은 눈송이들이 바람을 타고 정신없이 떠다니다가 잔디 위로 쌓여갔다. 눈송이들이 수북이 쌓여가는 동안 천지를 덮은 현란한 푸른빛들이 얽히고설켜 사라지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춰버린 시간 3:14분. 그들의 몸이 공중으로 서서히 떠올라 사방에 퍼져있는 빛 에너지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우주의 행성처럼 자체 발광하며 빛을 뿜어댔다. 눈부신 빛을 발산하는 그들의 형체가 서서히 희미해지더니 모래처럼 부스러져 회오리쳤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 너머로 멀리멀리 사라져 버렸다.






* 르산드라:  그녀는 순수한 냉기를 왜곡시켜 어둠의 힘으로 부리는 마법을 구사하며, '얼음마녀'라는 별명이 있다. 대자연을 암흑의 힘으로 물들여 이 세계에 빙하기를 초래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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