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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작가 Sep 18. 2022

Two men

#11

 



 찰스의 노크소리에 화들짝 놀란 미셀은 욕조의 물이 미지근해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한 시간 남짓 지난 듯했다. 조급한 마음에 수건으로 서둘러 젖은 머리칼을 말아 올리고 손잡이를 돌리려 할 때

  "미셀... 괜찮은 거야?"

 문 밖에서 찰스가 목소리가 욕조로 울려 전해졌다.

  "응. 곧 나갈게."

 샤워실 문을 열자 찰스가 안절부절못하며 미셀 쪽으로 바짝 다가갔다.

  "미셀.. 샤워를 몇 시간째 하는 거야? 너무 조용해서 무슨 일 생긴 줄 알았잖아..."

  "미.. 미안해.. 반신욕 하면서 잠깐 잠들었어.."

  "많이 피곤했나 보다.. 어서 잘 준비하자."

 찰스는 침실 옆 서랍장 앞에서 속옷을 꺼내 입는 미셀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물었다.

  "미셀... 새 차는 어때? 마음에 들어?"

 어떻게 말을 이어야 할지 머뭇거리 미셀은 힘겹열었다.

  "아니.. 아직 구매 못했어... 배터리의 문제로 출고를 못했다고 그러네..."

 해답을 찾은 과학자처럼 어두웠던 그의 안색이 좀 더 밝아졌다.

  "아... 그래서 당신 기분이 별로였구나! 그럼 언제쯤 구매가 가능하데?"

 미셀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린 찰스의 직관력에 거짓말하다 들킨 학생처럼 조바심이 났다. 그러다 넌지시 다니엘이 전했던 말을 건넸다.

  "나도 전해 들은 말인데.. 일반적으로 Microvast라는 배터리 공장에서 완충된 배터리를 BMW 공장으로 가져온 다음 완성차에 탑재를 하고 대리점으로 출고를 한데"

  "근데?"

  "근데 내가 매장에 방문 가기 며칠 전에 배터리 공장 충전소의 전기가 차단되었다지 뭐야? PG&E전력회사에서 갑자기 전기를 끊었다고 하더라고... 참 이상한 일이야.. "

  "전기요금이 밀렸나 보지 하하하"

 찰스가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침대 위로 벌러덩 들어 누웠다.

  "그래서 언제 출고가 가능하데?"

  "BMW 공장은 Microvast 배터리 공장에게 배터리 미공급에 따른 손해보상금을 요구 중이고, Microvast 배터리 공장은 PG&E 전력회사에게 전력 차단에 따른 손해보상금을 요구 중이고... 근데 더 큰 문제는 PG&E 전력회사의 야간 에너지 저장장치(ESS) 저장된 전기가 한꺼번에 사라졌다는 거지.. 암튼 난리가 아닌가 봐.. 아직 뉴스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문제가 심각한 것 같아."

  "도대체 그 대량의 전기가 어디로 사라졌다는 거야? 외계인이 UFO에 충전한 건 아니겠지? 하하"

 찰스는 곧게 뻗은 손등으로 허공을 가로지르며 UFO 날아가는 소리를 냈다. 미셀은 그의 천진난만함에 피식 웃었다.




 찰스는 늘 미셀이 웃을 때까지 갖가지 노력을 하는 남자였다. 미셀이 다시금 웃음을 되찾자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은 그녀를 자신의 쪽으로 부드럽게 잡아당겼다. 젖은 머리칼을 뒤로 쓸으며 그녀의 입술을 포개어 물었다. 입맞춤이 거칠어지기 시작하자

  "미안해 찰스... 나 오늘 좀 피곤해.. 일찍 자자.."

 미셀이 허리를 휘감았던 찰스의 손을 살며시 잡아 빼자 낯선 그녀의 태도에 찰스는 순간 멈칫했다. 무안한 손을 어찌할지 몰라 콧등을 긁으며 헛기침을 했다. 

  "그래 그럼 잘 자고 내일 또 대화하자.... 잘 자 미셀..."

  "잘 자 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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