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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게 맞는 그림책은 따로 있다.

-영어 그림책 고르기 -1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는 엄마들은 어떤 영어 그림책을 골라야 할지 잘 모른다. 영어 그림책을 어려서부터 읽어왔으면 모를까, 영어 그림책을 고르는 일부터 읽어주는 전 과정은 난생처음 가보는 길처럼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고 난 후, 처음 영어 그림책을 고르는 과정은 내게도 어려운 과정이었다. 인터넷 서점에서 상세페이지 한 두장을 보고 대충 샀어야 했는데, 내가 샀던 책이 사실은 그림책이 아니라 리더스였다는 사실은 한참 지난 후에야 알았다. 아마 대부분 나와 같은 실수를 해봤을 것이다.


어떤 책이 더 좋은 지, 어떤 의미로 책을 읽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해 본 적도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모든 책들은  만들어진 목적에 따라 훨씬 효과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원서는 크게 리더스, 그림책, 챕터북, 소설 등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여기서 영어 그림책의 의미는 단순히 영어로 적혀있는 책을 의미하기보다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작가가 쓴 그림책을 말한다. 이것은 국내에서 제작하여 단순히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만든 교재와는 다르다.


리더스는 아이들이 스스로 읽기를 돕기 위해 만든 책이다. 그래서 각각의 책은 단계가 표시가 되어있어 천천히 아이의 수준에 맞게 단계를 올릴 수 있다. 챕터북은 한 권의 책을 여러 개의 챕터로 나눠져 있는 책을 말한다. 대부분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챕터북은 갱지로 된 3점대 챕터 북부터를 의미한다.



리더스는 목적에 따라 사이트 워드 리더스와 파닉스 리더스, 읽기용 리더스로 나뉜다.  리더스는 목적 자체가 읽기를 연습하는 책이므로, INPUT의 목적보다는 OUTPUT의 목적이 크다. 고로 충분히 인풋을 채우고 읽기 연습이 필요할 때 목적에 맞는 리더스로 읽기 연습을 하면 된다.


진행하는 순서는 사이트 워드, 파닉스 리더스, 읽기용 단계별 리더스의 순서대로 진행하면 된다. 사이트 워드 리더스에는 JFR96, 스콜라스틱 사이트 워드 리더스 등이 있고, 파닉스 리더스의 경우 대표적인 책은 JPR, BOB book, NIR 등이 있다. 아이의 인풋의 정도나, 상황에 따라 파닉스 리더스는 진행하지 않아도 될 수도 있다.  읽기 강화용 리더스는 아이 캔 리더스, 헬로 리더스, 스탭인 투 리더스 등이 있다.





고로, 이제 엄마표 영어를 시작했다면 인풋을 쌓을 수 있는 영어 그림책을 골라 읽어주는 일이 중요하다. 인풋을 쌓는다는 의미는 아이가 모국어를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스스로 익혔던 방식 그대로, 영어 영상과 소리를 자주 노출해주는 것이다.


서울대 유아 영어교육과 교수 이병민 교수는 한 칼럼에서 유아들이 언어를 익히는 과정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유아들이 언어를 익히는 과정은 의식적인 행위가 아닌, 우연성과 무의식, 재미와 놀이, 그리고 상호작용을 통해서 발달한다는 것이다. 언어는 상호작용 즉, 생활 속에서 적절하게 써 줘야 더 빨리 성장한다. 적당한 언어 자극을 주면 영어 성장에 더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인풋을 통해서 쌓여있는 단어와 문장들이 생활 속에서 언어로 작용하는 과정을 만나면 아웃풋으로 연결하기가 쉽다. 하지만 이것은 부모 중 누구 하나라도 영어가 가능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만약 엄마가 영어를 못할지라도 공부해서 생활 속에서 영어를 써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나,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영어를 못하는 엄마도 아이와 상호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는 일이다. 영어 그림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나누는 행위 속에서 자연스럽게 상호 작용이 발생한다. 단순히 영어를 문장만 줄줄 읽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최소한 엄마는 아이에게  읽어줘야 할 영어 그림책은 필수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또, 영어를 못하는 엄마들이 아이에게 이 보다 완벽하고 다양한 어휘를 들려줄 수 있는 방법은 영어 그림책만 한 것이 없다.


기초적인 문장을 국내 교재로 익혔다면 어휘 확장을 위해서 영어 그림책으로 연결해야 한다. 우리가 모국어 독서를 장려하는 이유와 같다. 생활 속에서 쓰이는 어휘는 한정적이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어휘들을 경험시킴으로써 아이의 독서능력은  상한다. 영어 그림책도 그런 목적이 있다. 이해력과 사고력, 논리력의 순기능 외에도,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고, 읽게 하는 행위는 영어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함이다. 결국 아이표 영어로 아이가 진입했다는 의미는 아이 스스로 영어 책을 선택해서 읽고 이해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가. 그것을 위한 가장 첫  시작이 영어 그림책이다.








어떤 영어 그림책을 읽어줘야 할까? 영어 그림책에 대한 정보가 없는 엄마들은 어쩔 수 없이 책에 딸린 리스트에 의존하기 마련이다. 엄마표 영어로 성공을 거두고 책을 낸 선배맘들 대부분이 앞에는 성공담과 노하우를, 뒤에는 추천 책과 디브이디 리스트로 상당량의 페이지 수를 채운다. 초보자 엄마들은 그 책들이 교과서라도 되는 양 그 책들을 구해서 읽히기에 바쁘다. 하지만,  엄마표 영어를 5년간 진행해 본 결과 추천 리스트와 아이가 정말로 열광하는 책은 차이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과거의 선배맘들이 했던 시대와 현재는 많이 다르다. 매일 같이 새로운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너무나 재미있는 그림책들이 달마다 쏟아진다. 원서를 수입해서 노래를 붙여 판매하는 유명 노**이나 픽**가 아니더라도 신박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그림책이 정말 많다. 선배맘들 그들의 방식은 배우되, 그들이 쓴 것을 고대로 가져다 쓰는 것은 요즘 시대를 사는 아이들에게 흥미를 끌 수 있는 재료들이 아니다.


진짜 정보는 현재 내 아이 또래의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표 영어를 하는 엄마들이 남겨놓은 것들 일 수도 있다. 그런데 엄마는 과거에나 통할 것 같은 책들이나 뒤적거리다니, 엄마표 영어로 성공을 하고자 한다면 선배맘들에게는 방법을 배우고, 영상이나 책 정보는 어느 정도 발품을 팔아야 한다. 요즘처럼 책정보를 찾기 쉬운 시절이 어디 있는가.


영어 그림책은 남녀노소 관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엄마표 영어에 있어서 그림책을 접근할 때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엄마 입장에서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책일지라도 아이 입장에서는 그다지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리 영어 그림책이 나이와는 무관하다고 하더라도, 아이의 정서적인 부분을 고려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또, 어느 정도 그림책을 통한 인풋을 기대한다면, 엄마의 한국어 설명이 길어질 만큼 어려운 책은 좀 더 큰 다음으로 미뤄도 좋다. 지지부진한 '그림 읽기'가 길어지지 않을 만큼 그다지 어렵지 않은 책이면서, 그림이 분명하여 책을 넘기면서 봐도 이야기의 흐름을 유추할 수 있는 책이 좋다. 또 아이의 발달 과정, 관심분야 등을 고려하여 책을 골라주면 아이가 영어 그림책에 흥미를 더 갖게 된다.


Owen / We're All Wonders


케빈 행키스의 오웬이란 책이 있다. 글에 등장하는 오웬은 애착 이불이 있다. 오웬은 학교 갈 나이가 다 되었는데도 여전히 이불에 집착한다. 참견하기 좋아하는 옆집 아주머니는 오웬의 부모님에게 애착 이불을 없앨 방법을 말해주지만, 오웬은 도저히 애착 이불을 포기하지 못한다. 결국 엄마는 오웬을 위해 애착 이불을 작게 잘라 손수건으로 만들어, 아이가 언제든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해준다.  


아이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아이를 지키고,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 준 엄마의 마음이 느껴지는 훈훈한 책이다. 이런 책을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아이들은 누구일까? 애착 이불이나 인형을 가지고 있는 아이이거나, 입학을 앞둔 아이들이다. 아이가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이야기는 더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We're all wonders는 영화로도 개봉이 된 책이다. 그림책에 앞서 작가는 '아름다운 아이' 시리즈를 썼는데, 이 책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느끼는 소외감과 슬픔을 짧은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글밥은 적을지라도 담고 있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받아들이고, 생각할 수 있는 초등부 아이들에게 적당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면, 아름다운 아이 시리즈를 연속해서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  아이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기저귀를 뗀 지 엄마 안된 아이들에게는 '변기에 쉬를 해요' 등의 책들이 흥미롭고, 똥이나 오줌, 한창 더러운 것들에 호기심을 가질만한 때의 아이에게는 그런 책들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 특정 캐릭터나 동물 등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아이라면 그런 책들을 골라서 더 많은 그림책으로 확장을 한다면, 아이가 영어 그림책에 빠져들게 하는 일은 점점 쉬워진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리스트를 보물처럼 간직하는 것은 어리석다. 그 리스트는 그걸 만든 그 사람과 그 아이의 리스트 일 뿐. 내 아이에게 맞는 리스트가 아니다. 내 아이의 관심사를 잘 파악하여, 내 아이에게 딱맞는 그림책 리스트를 만들어 보길 바란다.  결국, 영어 그림책이 재미있어서 편안하게 집어 드는 아이가 단계가 오르면 오를 수록, 두꺼운 챕터도 편안하게 읽어내게 된다.  읽을 수는 있지만 읽지 않는 아이가 아니라, 읽을 수 있으니 스스로 더 읽고 싶은 아이로 성장시켜야  엄마표 영어는 성공한다.

  




<이미지 출처 :iso 500p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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