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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그림책 고르는 법

내 아이에게 맞는 그림책 고르기 2

근처에 영어서점이 있다면 원서를 살 땐 꼭 직접 보고 고르길 권장한다. 원서를 여러 번 보고, 실패도 겪어야 원서를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추천한 책들도 내 아이에게 맞지 않으면 보지 않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원서를 엄마가 직접 읽어보고 실패를 통해서 아이의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영어 그림책은 결코 싸지 않기 때문에, 내 아이의 취향에 맞는 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한 도서관이나 중고서점을 이용하기를 권한다. 아이에게 많은 영어단어와 문장을 경험시켜주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영어 그림책이 필요하다. 영어 그림책은 교재가 아니기 때문에 한정된 양을 정해놓고 반복해서 노는 것이 아니라 다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글 그림책과도 같은 것이다. 아이들은 아무리 재미있는 그림책이라도 계속 반복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만약 국내 전집류로 기본적인 패턴 식생활 영어문장을 아이가 인지하고 있다면 그다음 아이에게 넣어줘야 하는 것은 영어 그림책이다. 앞서 글에서 말했던 것과 같이 언어는 상화 작용을 통해서 습득의 과정을 거친다. 즉, 생활 속에서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있어야 습득이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 어느 정도 해소가 된다. 글자만 줄줄 읽어주는 행위가 아닌, 그림을 보면서 아이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아이는 책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하고, 책에 좀 더 몰입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새로운 단어들을 획득하고, 새로운 문장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들이 지속적으로 쌓이면 언어 습득이 되는 것이다.


이 경험은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한 번씩 다 하는 경험인데, 딱히 아이에게 어떤 단어를 의도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는데 어느 날, 아이가 먼저 엄마조차 생소한 단어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디서 그것을 들었냐고 물으면 아이들이 귀신같이 그 표현이 들어있는 그림책을 꺼내오곤 한다. 아이들을 이렇긋 환경 안에서 스스로 언어를 습득해 나간다. 엄마는 그런 아이들의 놀라운 재능에 맞게 다양한 소재와 재미있는 그림책으로 어휘를 확장하는 노력만 해내면 된다. 남들이 모아놓은 리스트나, 값비싼 전집만이 답이 아니라, 내 아이의 수준과 관심사를 고려하여 내 아이만의 그림책 리스트를 완성해 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영어 그림책을 골라야 할까?



원서를 고를 때 대부분의 엄마들은 유명한 작가나, 그림이 이쁜 책을 사곤 한다. 특히나 칼데콧 수상작같이 작품성이 높은 책들을 사곤 하는데 아이의 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엄마의 취향에만 의존하여 영어 그림책을 고르게 되면 아이 입장에서는 영어는 어렵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그것이 반복이 되면 영어책 자체에 흥미을 잃게 된다. 아이가 처음 접하는 영어책은 아이의 수준보다 낮아서 영어가 생각보다 쉽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읽을수록 이해도는 상승하고, 아이 스스로 정복감을 맛볼 수 있는 책이 적당하다.


아이들이 책이 재미없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이해하지 못해서이다. 자기 수준보다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려우면 아이는 보지 않는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영어를 억지로 찾아서 들어야 하는 환경이니, 처음 영어를 접하는 아이들이 느끼는 영어는 우리가 아랍어나 외계어를 들었을 때의 느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현재  국내에 유명한 전집류나 판매되는 책들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아이들이 4~7세에 보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책들을 영어라곤 들어보지도 못한 아이들에게 고민 없이 바로 줄줄 읽어줘 봤자 아이는 영어에 흥미만 더 떨어질 뿐,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고로, 엄마표 영어에 있어서 엄마의 영어 그림책 공부는 필수적이다.


도서관이나, 영어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는 다음의 조언을 기억하기 바란다.


1. 한단계 아래의 수준으로 선택할 것


아이가 4살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 아이에게 맞는 책은 외국인 아이들이 2살 즈음 읽을 법한 그림이 많은 책이 적당하다. 한국 나이에서 평균적으로 -2를 하여 아이가 그림만으로 이해하기 쉬운 책 들고 고르는 것이 필요하다.  한글책에서 아이의 독서 수준을 알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숫자 '5'를 기억하는 것이다. 한 페이지에 5개 이상의 모르는 단어가 있다면 그 책은 아이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이다. 이 기준을 영어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한 페이지 안에 '3'이상의 모른 단어가 나온다면 그것은 그 아이에 수준에 맞지 않다.  단어나 문장만으로도 60프로 이상을 이해하고, 나머지는 엄마가 읽어주는 음성의 높낮이, 액션, 분위기 그리고 그려져 있는 삽화를 통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면 적당하다. 혹은 모르는 단어가 있다 하더라도, 문장이 복잡하지 않고, 그림의 표현이 잘되어 있어 아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들이 좋으면 가능한 짧게 끝나는 책들이 적당하다.




2. 의성어, 의태어 빈도가 높은 책


아이는 엄마가 책에 대해서 어려워하거나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금세 알아차린다. 엄마가 자신감 있게 리딩을 할 수 있고, 재미있게 읽어 준 책을 더 많이 가져올 수밖에 없다. 한글책과는 다르게 노력이 필요한 것이 원서다. 엄마가 효과음을 낼 수 있는 책들을 원서로 갈아타는 시점에 많이 넣어야 아이가 즐겁게 원서를 맞이 할 수 있다. 한글책에서도 초기 유아책에 의성어 의태어 사용빈도가 높은 이유도 그 이유에서이다. 동물소리, 천둥 치는 소리, 자동차 소리 등 한국과는 다른 영어 표현을 익히면서 효과음을 충분히 낼 수 있는 책은 단어 익히기 뿐 아니라 아이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아이가 한글책에 집중을 하지 못할 때 엄마가 노래처럼 불러주는 것처럼 엄마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는 책이 좋다.



3. 그림만으로 유추가 가능한 책

처음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고 그림책을 고를 때에는 영어 중고서점에서 몇 시간이고 책을 고르곤 했다. 그 이유는 책을 아이가 이해하기 쉬운 책을 고르기 위해서였는데, 책을 살 때에는 여러 가지 검증이 필요해서였다. 글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전체 스토리가 이해가 되는지 체크를 하고, 두 번째 글의 양이 길어서 아이의 집중력이 떨어질 것을 고려하여 전체 문장의 양과 페이지를 확인했으며, 세 번째로 쓰이고 있는 단어가 지나치게 어려운 지를 파악했다. 이 세 가지의 조건을 충족한 책을 구매해야 했기 때문에 한 권을 사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오로지 그림에만 의존하면서 추가로 엄마의 음성까지 더해져 책을 이해하는 과정을 겪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그림이 복잡하거나, 글씨가 구불거리는 것을 피하여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5세 후반쯤 되면 아이는 스토리가 있는 책을 좋아하고 약간이라도 유머와 반전이 있는 책에 반응이 크다. 굳이 내용을 일일이 해석하지 않아도 처음부터 천천히 그림만을 봤을 때 대략적인 이야기를 유추해낼 수 있는 책이 좋은 책이다. 그런 책은 엄마와 아이가 그림 읽기를 하기도 너무 좋고, 책이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로 들려주기도 좋다.



4. 주요 표현에 집중할 것/대화체가 많은 책


반복과 간단한 문형이 많은 책들이 좋다. 억지로 외우는 것은 어른도 잘하지 못한다. apple이란 단어를 설령 알지 못했다 하더라도, apple이 등장하는 각기 다른 책 5권을 읽은 아이는 자연스럽게 apple이라는 단어를 인지하고 억지로 외우지 않고, 습득의 형태로 얻었기 때문에 잊히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같은 단어나, 문장이 반복해서 나오는 각기 다른 원서를 읽히면 효과가 더 크다. 또 엄마가 목소리의 변화를 통해서 아이에게 흥미를 끌 수 있는 대화체가 많은 책이 좋다.



5. 아동의 발달에 맞는 책, 아이가 좋아하는 사물이나 동물


아이들은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자신과 동일시한다. 자신과 똑같은 상황인 동물친구들이나 어린아이를 보면 더 재밌게 느낀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이에게 학교가 등장한다거나 유치원에 다니지 않는 아이에게 유치원에 간 이야기는 경험에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재밌지가 않다.

유아들은 그 나이 때에 관심 있어할 주제를 찾아서 읽어줘야 더 재미있어한다. 6~7세 아이들은 이빨이 빠진다. 그런 아이들에게는 이빨요정에 대한 책이 환상을 갖게 해 줄 것이다. 그러나 4세의 아이들에게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공감이 덜 된다. 고맘때 관심 있어하는 코딱지, 방귀, 똥, 양치하기, 생일파티, 기저귀 이야기, 다 내 거야, 뽀뽀, 안아주세요, 잠자기 싫어요, 동생이 태어났어 등 이런 식의 이야기가 더 재밌게 다가올 수 있다.


거기에 아이가 좋아하는 특정 동물이나 캐릭터가 있다면 그것으로 접근해도 좋다. 내 주변에도 공룡을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공룡 책이라면 그 수준과는 상관없이 무엇이든 들고 보려고 했고 그 덕분에 공룡에 관한 책들로 영어 그림책에 빠져들기도 했다.





영어 그림책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오프 매장에서는 알라딘을 제외하고는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인터넷 매장을 주로 이용해야 하지만, 아쉽게도 인터넷은 상세페이지 2~3장 만을 보거나, 다른 사람들의 구매 후기에 의존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역마다 영어도서관이 개관하고 있고, 일반 도서관에서도 영어 원서를 희망도서로 받아주는 곳이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가능한 영어 그림책은 구매보다는 빌려 읽히는 것을 권장한다. 다양한 영어 그림책을 빌려서 보다가 아이가 자주 좋아하는 책들 위주로 리스트 했다가 한 번씩 세일을 할 때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다.




참고사항 - 인터넷 영어서점》


1. 웬디북www.wendybook.com

2. 키즈북 세종www.kidsbooksejong.com

3. 동방북스www.dongbangbooks.com

4. 북메카www.abcbooks.co.kr

5. 하프프라이스북www.halfprice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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