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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영상 보기 - 흘려듣기

-제대로 '인풋'을 위한 영상 보기

SNS상에서 우리는 쉽게 5~6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엄마표 영어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렇지 못한 자신의 아이 때문에 실망을 하기도 한다. 언어를 익히는 과정은 분명 개인차가 존재한다. 모국어라 할지라도 아이마다 말을 익히는 시기가 다 다르듯이 엄마표 영어를 했다고 해서 모두 같은 속도로 아웃풋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정한 기간이 지났음에도 아웃풋이 전혀 없다면 지금까지 진행해 온 방식이 잘못된 것이 아닌 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면서 우리 집의 두 아이는 생각보다 빨리 아웃풋이 나왔다. 엄마표 영어를 시작한 지 6개월도 되지 않아서 아이들이 일상의 언어를 영어로 바꿔 쓰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들었던 말들은 이랬다. '너희 집 아이들은 언어감각이 좋아서 그래' 그럴 수도 있지만, 어쩌면 접근하는 방법의 차이가 있었을 수도 있다.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나는 내가 했던 방식을 그대로 주변 친구들에게 알려주었고, 어느 정도 그 방법이 제법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표 영어가 '모국어를 익히는 방식과 같다'라고 했을 때, 만약 3년 이상 엄마표 영어를 진행했음에도 영어로 간단한 표현조차 할 수 없다면 그 방식은 분명히 잘못되었다. 환경 안에서 아이가 한국어를 알아서 배웠다면 그 아이는 영어도 똑같은 방식으로 익힐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엄마표 영어 환경 안에서 아이는 영어를 스스로 익혀야 하는데, 만약 그렇지 못했다면 엄마가 그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주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그러니까 아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엄마가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얘기이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안 해도 영어 영상만 제대로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말을 따라 하게 되어 있다.


영어 영상 보기:  영어 영상을 한글이나 영어 자막 없이 보는 것 / 수준에 맞는 영상을 봐줄 것


많은 분들이 엄마표 영어 관련 책을 보고는 영어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떤 영상이 아이의 언어발달에 효과를 내는지까지는 고민하지 않는다. 지역 내 카페에서 4~5살짜리 아이에게 디즈니 영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영상 보기를 한다는 글을 보았다. 우리가 영어 영상을 보여주는 것은 아이에게 영어 소리에 익숙해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그 표현을 익히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제 영어를 시작하는 아이들은 영어 소리를 알아듣지 못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틀어주는 것을 계속하면 아이들은 '듣기'에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그림을 따라가기에만 바쁘다.


영어를 익히기 위한 방법으로만 보았을 때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적절하지 않다. 어린아이들의 집중력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그런 아이들에게 긴 호흡을 요구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자칫 별 효과 없이 시간 때우기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그것이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하나의 에피소드가 길지 않은 것으로 호흡이 짧아 몰입도를 높여주는 것이 더 좋은 영상이다.


어릴 때부터 화려한 영상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소리보다는 화면에만 몰입하게 되어 봐줘야 할 영상을 멀리하게 된다. 책에도 단계가 있듯이 영상을 노출할 때에도 단계별로 천천히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정서적 수준을 고려하여 영상을 고르고, 영어 수준까지 고려하여 고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적절한 영상을 일정한 시간을 매일같이 노출하게 되면 아이는 생각보다 빠르게 언어를 흡수하게 된다.



 <  4~7세 아이들이 보면 좋은 영어영상  >


하지만 문제는 이런 영상을 아이들이 보려고 하지 않는 데에 있다.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며칠 동안 단호하게 한국어 영상을 제한한 후에 시도를 하면 어지간한 경우 아쉬워서라도 봐주기라도 한다. 문제는 제법 머리가 굵어진 7세 이후의 아이들이다. 영어 나이는 0세에 불과하지만, 이미 이런 영상을 보기도 전에 애기들이 보는 것이라며 멀리해버리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7세 이후 아이들을 데리고 시작하는 분들 중에는 그나마 디즈니는 봐주니 그거라도 감사해하며 영상 노출을 시도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딱히 그게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거부하는 데에는 '영어'에 대한 호감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단순히 그 영상이 딱히 자기 취향이나 수준이 아니어서라기 보다 그것 역시 '영어'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얘기다. 캐릭터나 내용은 누가 봐도 애기들 것 같기는 하나, 하나도 알아듣지 못해 몹시 불편한 감정이 드는 것이다. 실제로 처음에는 절대 보지 않겠다던 페파 피그를 엄마표 영어를 진행한 지 1년 후에는 깔깔거리고 보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 그 캐릭터라서 싫은 것일까 못 알아들어서 싫었던 것일까? 나는 후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것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지 한두 번 시도하고 포기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처음부터 영어 영상을 틀어줬을 때 그냥 앉아서 보는 아이는 거의 없다. 더군다나 한국어 영상을 매일 보았던 아이라면 영어 영상 앞에 앉히는 일부터 쉽지 않다. 아이가 영어 영상을 보든 보지 않든 엄마는 무조건 하루에 정해진 양을 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그 영상에 적응이 될 때까지, 적어도 우리 집에서는 영어로 된 영상을 항상 틀어놓은 집이라는 것을 아이가 인정할 때까지 그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된다.


아이가 집중하지 않아도 그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영상을 틀어놓고 그 앞에 간식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뒤늦게 영어모임에 들어온 내 친구는 영어 영상 보게 하려다가 간식비 때문에 허리가 휜다는 말을 농담처럼 하기도 했다. 맛있는 간식을 먹을 동안은 아이는 어디 가지 않고 자리에 앉아있다. 간식을 다 먹으면 그 앞에 레고를 쏟아놓거나 아이클레이 등을 가져다 놓고 만들어도 좋다. 아이는 귀로 듣다가 한 번씩 화면을 보게 된다. 첫 시작은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아이가 집중하여 몰입하지 않는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자신이 보고 싶은 영상만 고집하는 아이의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적어도 영상 노출 2년 아래의 아이들은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것을 이용하기보다는 디브이디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금전적인 부담과 편리성 때문에 넷플릭스를 이용한다. 하지만 문제는 넷플릭스나 유튜브는 유혹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봐줘야 할 영상은 보지 않고, 화려하고 자극적인 영상에만 빠져들게 된다. 게다가 정서적으로도 좋지 못한 영상물을 시청할 수도 있다.


문제는 엄마들이 영어만화라면 한국만화보다는 낫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 틀어주는 영상이 아니라 언어를 익히기 위해 틀어주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가능한 디브이디로 수준과 단계에 맞게 노출을 하길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이미 그런 것에 노출되어 있다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엄마가 고른 영상을 일정 시간 시청하면 그 다음에는 아이가 보고 싶은 영상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바꿔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아이가 봐줘야 할 영상들을 알아보고 그 리스트를 작성해두는 것이 좋다. 적어도 영상의 종류는 아이가 거부할 것을 고려하여 5~6개 정도로 추려놓은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아이가 보고 싶은 영상과 봐줘야 할 영상을 모두 보는 것이 크게 거부감 없이 둘 다 노출할 수 있을 것이다.



반복이 좋을까? 아니면 다양하게 보는 것이 좋을까?


언어를 익히는데 가장 좋은 것은 '반복'이다. 하지만 어떤 엄마들은 아이가 바꿔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시리즈를 순서대로 다 보고 나면 바로 다음 시즌으로 가거나 새로운 DVD를 찾아서 넣어주려고 애쓴다. 아이가 그 한 시리즈에 빠져서 마르고 닳도록 보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엄마 입장에서는 다양한 영상을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겠지만 아이가 한 시리즈를 반복해서 보다 보면 일정 부분 그 표현을 외우게 되고 따라 말하게 된다.


반복이 더없이 좋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반복을 싫어한다. 이미 봤던 것이라고 끊임없이 다른 것을 요구하는 아이들이 있다. 문제는 이 아이들이 그 내용을 제대로 다 이해했다고 확신할 수 없다. 대충 전체의 흐름만 알았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리즈가 끝났다고 해서 그것이 한 단계를 끝냈다거나 성장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절대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는 비슷한 수준의 다른 영상으로 계속 확장해나가야 한다. 고로 아이의 마음이 언제 변할지 알 수 없으니, 그다음에 보여줄 영상을 미리 마음속으로 3~4개 정도는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얼마의 영상 노출이 적절한가?


많은 사람들이 하루 노출 시간을 3시간을 이야기한다. 초등 저학년까지는 그게 가능할지라도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하루 세 시간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가능한 많은 시간을 영어 환경에 안에 있는 것은 필요하고 그 또한 매우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적절한 시간을 목표로 정해두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영어 영상 시청은 최소 1시간으로 목표를 잡고, 나머지 필요한 인풋의 시간은 소리 노출로 돌리는 것도 좋다.


연속으로 1시간을 노출하는 것도 좋고, 오전 오후로 나눠서 30분씩 두 번을 노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찌 되었든 하루 1시간 정도는 디브이디를 노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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