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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 엄마 계획표

 하루 루틴 만들기

한 TV 프로그램에서 영어영재로 출연했던 기범이라는 아이의 이야기를 유튜브를 통해서 본 적이 있어요. 그의 엄마가 어떻게 아이를 엄마표 영어로 영어가 가능한 아이로 키웠는지에 대한 인터뷰였지요. 6세 때 시작하여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인 기범 군은 약 8년이란 시간 동안 학원 없이 오로지 엄마표 영어로만 영어실력을 쌓았습니다.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서 빡빡하게 운영되는 학습지나 학습서는 시키지 않고, 소리 노출과 영상 노출에 중점을 두고 실행했다고 합니다. 학습적인 것을 굳이 하지 않아도 단순 노출로도 가능한 엄마표 영어, 특별한 노력 없이 환경만으로도 아이의 영어가 성장했음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지요.


기범 군의 엄마는 영상에서 가능한 깨어있는 모든 시간을 영어 소리에 익숙하게 했다는 말을 해요. 아침에 늦잠을 자서 급하게 나가야 하는 그 짧은 10분의 시간이라도 영어 소리를 틀어주려고 애썼다고 하지요.

엄마표 영어에 있어서 파닉스나 사이트 워드를 가르치겠다고 30분~1시간씩 애를 붙잡고 씨름하는 시간보다는 차라리 그 시간에 더 많이 보여주고 들려주는 게 답이에요.



그 영상을 보면서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제 경우에도, 6세 때 시작해서 2학년 초까지는 가능한 많이 보여주고 들려주고, 거기에 엄마가 읽어주는  것이 중심이었어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읽기를 늦게 시작한 아이는 성장이 늦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뒤늦에 읽는 방법을 깨우친 후에는 갑자기 북 레벨이 바로 상승했어요.


이는 모국어 독서의 성장과 같은 형태를 보였어요. 아이가 비록 읽을 수는 없으나, 들으면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엄마가 쌓아주면 읽을 수 있게 되는 순간 제 나이 수준의 책을 바로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것과도 똑같은 것이에요. '읽기' 중심이 아닌 '이해' 중심으로 끌고 간 엄마표 영어는 시작은 느린 듯 하나 일정 시간이 흐르자 가속도를 냈지요.


인풋이 없어서 뜻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파닉스 법칙만 알고 읽어내는 아이는 쉽게 레벨이 오를 수 없지만, 읽으면서 동시에 뜻을 알아버리는 아이는 읽을수록 레벨이 상승하고 때때로는 많은 단계를 스킵하고 껑충 뛰어오르기도 합니다. 진행하는 중간에 다른 아이와 비교를 하면 내 아이가 느리거나 부족해 보이겠지만 사실 지나고 나면 어느 시점에서는 같은 수준을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날이 옵니다. 고로 고학년이 되면 언제 시작했든 간에 포기하지 않으면 모두 같은 레벨의 소설을 하게 된다는 말이지요. 다만,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분명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가장 핵심이 되어야 하는 것은 '노출의 양'을 늘려가는 것이 입니다. 어떻게 아이에게 덜 지루하고, 덜 힘들면서 더 재밌게 책이든, 영상이든, 소리든 노출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파닉스에만 집착하고 있다면, 엄마표 영어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시작했다 하더라도 혹은 학원을 병행하고 있다더라도 여러분이 집에서 해야 하는 일은 '노출'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엄마들이 생각처럼 영어 영상을 틀어주는 일이나 CD를 틀어주는 일이 몸에 익숙지 않아서 허투루 시간을 보냅니다. 그것이 어쩌면 책을 읽어주는 일보다 더 큰 효과가 있을 텐데도 아이가 제대로 듣고 있는지 의심하고 그 효과를 과소평가합니다. 하지만 영상과 함께 소리를 듣는 활동은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유추해나가는 과정입니다. 그것은 단어를 획득하고, 문형을 익히면서 영어 자체에 거부감을 없애고 재미를 들이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대부분의 엄마들이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면서 제대로 된 계획도 세우지 않고 접근합니다. 하지만 엄마표 영어는 생각만큼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섣불리 접근한다면 안 하니만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미리 계획을 세워 실천해야 하지요. 엄마표 영어는 집 안의 환경을 바꾸는 것부터라 시작입니다.





오늘 당장 여러분이 해야 하는 일은 '엄마 계획표'를 만드는 일입니다.



 평균 영어학원비는 25만 원선입니다. 영어학원을 보내는 시기를 늦추는 만큼 여러분은 돈을 벌고 있는 거예요. 아이가 둘이라면 한 달 50만 원 이상의 돈을 벌고 있는 셈이되지요.


돈을 버는 일이 쉬운 게 있겠어요? 남들은 바보라서 그 비싼 돈 주고 학원 보내는 게 아니겠지요? 제대로 준비해서 부업한다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실천해보세요.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짜는 것은 중요합니다.  매일 매일 해야하는 일들을 표에 넣고, 그걸 실천하도록 노력하는 것이죠.



자, 그럼 엄마 계획표에는 어떤 것을 적어 넣어야 할까요?


계획표를 짜기 앞서서 집 안에 있는 책들을 분류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당신은 어떤 책을 갖고 있나요? 원서를 분류해보세요.



교육에 관심 있는 엄마들은 대부분 유명한 공구 카페에 가입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공구로 내놓은 책들이 어떤 목적으로 쓰이는지 알지 못한 채, 광고만을 보고는 바로 구매를 해버리곤 한다는 것이에요. 이보다 싼 가격으로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으로 나오는 족족 책을 구매하지만, 막상 엄마들은 그 책을 정작 어느 시점에 써야 하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고로, 현재 갖고 있는 많은 책들을 종류별로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나 리더스 같은 경우는 그 성질을 이해하지 못해 종류별로 사놓은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사이트 워드는 파닉스의 법칙으로는 읽을 수 없는 단어를 의미하며 그 의미를 어디까지 규정하느냐에 따라, 자주 쓰이는 모든 어휘를 말합니다. 사이트 워드 리더스는 사이트 워드를 최대한 많이 다루고 있는 하나의 세트면 충분합니다.



책은 크게 네 개로 구분합니다. 일반적으로 원서를 구분할 때에는 리더스/그림책/챕터북/소설로 구분하지만, 이제 시작한 분들의 경우에는 위의 네 개로 구분하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리더스는 세세하게는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각 영역별로 어떤 책들을 구비하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작단계에서는 단어와 문장을 쌓을 수 있는 그림책의 비율이 많아야 합니다.


가지고 있는 교재 및 책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엄마 계획표에는 독해력을 위한 엄마의 원서 공부 시간이 꼭 들어가야 합니다. 하루 중 얼마의 시간을 노출할 것인지 목표시간과  방법에 대한 계획이 들어가야 하지요. 등원 전에 틀어줄 것인가,  하원 후에 틀어줄 것인가, 적어도 하루 2시간의 소리든 영상 노출이든 하겠다면 '하루 노출 2시간'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2.  일과를 정리하세요.


엄마표 영어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엄마가 잠깐이라도 늘어지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리기도 하지요. 엄마표 영어는 아이가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 동안 영어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가 의식적으로 영어 오디오를 틀어주거나 영상을 노출해야 하지요. 하지만 그 과정이 아이를 불편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한참 놀고 싶은 아이에게 갑자기 책을 들이민다거나, 영상을 볼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편안하게 받아줄 수는 있는 시간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엄마표 영어가 잘되는 집은 하루 일과가 규칙적인 집입니다. 하루 루틴이 잡혀있는 집은 일정한 시간을 노출할 수 있고, 어떤 것을 추가로 진행하기에도 수월합니다. 그것이 잘되지 않으면 엄마표 영어를 지속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루 일과를 적어보고, 아이에게 언제 노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일어나는 시간, 잠자는 시간 등을 정확히 구분하고,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남는 시간을 정확하게 체크해보세요. 그 안에서 짜임새 있게 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적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그대로 실천하지 못할 때가 많을 지라도 적어도 시간 개념을 갖고 있어야 잃어버리는 노출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영상을 언제 틀어줄 것인가, 언제 소리 노출을 할 것인가, 그리고 언제 그림책을 읽어 줄 것인가를 고려하여 실천계획을 세워보세요.



3. 엄마 계획표 작성하기


엄마표 영어 초반에는 100% 엄마가 해줘야 하는 것만 있을 뿐 딱히 아이가 해내야 하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틀어주는 영상을 보는 것, 엄마가 틀어놓은 오디오 소리를 듣는 것,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듣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습니다. 아이가 집중해서 봐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엄마는 끊임없이 매일같이 시도를 해야 합니다. 아이가 처음 영상을 보지 않으려는 것은 아직 영어가 낯설어서이고 적응되지 않아서입니다. 하지만 매일같이 엄마가 틀어주다 보면 아이는 조금씩 적응해 나갑니다.



엄마의 계획표에는 영상 틀기/ 오디오 소리 노출/ 그림책 읽어주기 등의 실천계획이 들어가야 합니다. 더 좋은 것은 목표시간까지 설정하는 것이겠지요. 거기에 남은 한 칸은 엄마표 영어 관련 선배들의 책을 읽거나, 혹은 아이에게 읽어줄 영어 그림책을 공부하는 것으로 채워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아이가 어려서 시간이 많을수록 엄마표 영어 관련 책을 가까이 두고 계속 읽어야 합니다. 엄마표 영어는 자리를 잡는 기간까지 많이 힘들지만, 몸이 힘든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마음이 힘든 것이지요. 보이지 않는 인풋의 길은 확고한 교육철학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쉽사리 무너지고 말지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게 되고, 더 쉽고 더 나아 보이는 그럴듯한 광고에도 빠져들게 되면서 더 괜찮은 교재를 찾아 방황합니다.


생각처럼 아웃풋은 그리 빨리 나오지 않습니다. 작은 성과를 내는 주변 아이들을 부러워할 것도 없지요. 진짜 성과는 4~5년 후에 터져 나옵니다. 엄마표 영어는 시작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지금 당장 우리 아이보다 앞에 있다고 해서 그것이 의미 있는 게 아니라 끝까지 누가 버텨내느냐가 관건입니다. 엄마 계획표는 엄마표 영어를 매일같이 실천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아직 계획 없이 무작정 엄마표 영어를 접근한 분들이 있다면 꼭 실천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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