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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쓰한 Jan 16. 2021

헤어진 연인에게서 연락 오게 하는 방법

그가 후회하기를 바라나요?

"저랑 헤어진 걸 후회하게 해주고 싶어요. 후회해서 꼭 다시 연락 오게 만들고 싶어요."


내가 윌스너로 활동하는 연애상담 어플 '윌슨'에서 30분 상담을 요청했던 20대 중반의 여자분이었다. 여러 명의 2,30대 여자분들이 다양한 연애 고민을 올려주고 있지만, 내 프로필에 있는 이별 극복이나 연애 불안감에 대한 얘기 때문인지 유독 나와 매칭 된 상담은 이별 상담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여자분은 혼자 답답했던 것이 많았는지 상담시간을 30분씩 두 번이나 연장하면서 꼬박 90분 동안 불행했던 자신의 이별 이야기를 나에게 말해주었다. 이별한 지 3주가 되었다고 했다. 원치 않는 이별이었다. 두 번 정도 붙잡았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장문의 카톡을 해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냉정한 대답뿐이었다고 했다.


재회 가능성 제로 상태. 물론 제삼자가 봤을 때의 얘기지만, 나쁘다고만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 사람을 잊을 준비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상태, 내 마음 돌보기에만 집중하기 좋은 상태였다. 사람 피 말리는 거지 같은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상대의 마음을 되돌릴 궁리를 하느라 더 불행할 수 있는 것이 이별이니까. 물론 현실을 믿고 싶지 않고 다시 달려가서 만나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그 마음은 정말 정상적인 것이다. 끊임없이 혹은 문득문득 생각나는 마음을 한 번에 다 치워 버릴 수는 없는 법이니까. 하지만 점점 괜찮아질 거라고, 다 잊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본인을 다독이는데 에너지를 써야 하는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 헤어진 걸 반드시 후회하게 해주고 싶다고, 다시 연락이 오도록 만드는 방법이 없겠냐며 그녀가 물을 때 나는 순간 나까지 불행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나는 마지막까지 그렇게 수동적일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 사람의 결정에 의해 슬픈 이별을 했는데, 그 사람의 후회에 의해서만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고 한다면 말이다.

"그 사람은 후회할 거예요. 하지만 후회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죠. 그 사람에게 다시 연락이 올지도 몰라요. 아니 절대 안 올 수도 있죠. 그러나 그것과 상관없이 당신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어요."

아니 사실은 '그것과 상관없어질 때에만' 그녀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녀가 자신의 감정을 돌보기를, 좀 더 능동적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좀 잔인하게 들릴만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아는 한, 남의 불행과 후회를 바라는 마음이 평온하거나 행복해 보인 적은 없었다. 그 사람이 어떤 감정을 갖든 그건 이제 완전히 그녀의 인생과는 별개라는 걸 받아들이며 그녀 자신만의 안위를 생각할 때, 그때  그녀는 다시 평온해질 것이다. 분명히. 아주 전혀 무익한 상담은 아니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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