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형무소에서 석방되는 방법

감정을 수용하면 심리적 자유를 얻는다.

by 작가 전우형

분노는 불합리한 상황이나 정신적 고통을 주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을 때 나타나는 보편적인 감정이며 굉장히 흔하게 느끼는 감정이다. 하지만 분노가 격해지거나 울분 등으로 이어지면 의지로 조절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치미는 분노를 잘못 표출할 경우 통제되지 않는 분노로 인해 자신과 타인, 때로는 사회에 큰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때로는 재산이나 기물을 파손하거나 억울함, 부당함 등을 느끼며 복수의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분노의 공격적 충동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면 기물파손과 같은 파괴적 행위, 공격적인 언어 사용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 그와 관련하여 부정적인 상태가 지속되어, 반복적으로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고, 격분이나 울분과 같은 감정이 가라앉지 않을 때도 있다. 분노를 표현하기 전에는 급격한 기분 변화를 느끼고, 흥분한 상태에서 분노를 표현할 때는 순간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지만, 분노의 끝은 대부분 후회나 공허함으로 가득 차기 마련이다.




분노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인간관계는 갈등의 연속이며 크고 작은 시빗거리들이 넘친다. 누군가 나를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거나, 나의 말을 무시할 때, 다른 사람과 수시로 비교할 때, 나를 없는 사람 취급할 때, 은근히 비아냥거릴 때, 시시콜콜 잔소리를 해댈 때 등 우리는 언제나 분노에 휩싸이기 쉬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분노라는 감정은 잘 추스르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순간적으로 감정조절에 실패할 때 분노는 파격적으로 우리의 반응을 변화시킨다. 인간의 의지력에는 한계가 있고, 그래서 우리는 분노라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분노를 다스리는 것은 밖으로 표출하는 것도, 속으로 삭이는 것도 아니다. 밖으로 표출하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지만, 속으로 삭이면 마음속에 병이 생긴다. 우리나라 고유의 병인 '화병'은 분노의 에너지가 내부를 향하면서 생기는 병이다.




감정은 에너지다. 그중에서도 분노는 대단히 격렬한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만들어낸다. 분노를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에너지를 배출해주고 분노를 느끼는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관심을 잠시 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거나, 자리를 잠시 이탈하여 빠른 걸음으로 걸으며 분노로 가득 찬 상황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시간을 버는 것이 초기진화의 가장 좋은 방법이다.


격한 분노가 치솟은 날에는 저녁시간에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거나, 혼자 조용히 명상을 해보는 것도 좋다. 분노의 에너지를 운동이라는 활동을 통해 배출해주고 공격성을 완화시켜줄 수 있다. 더불어 운동을 통한 신체의 움직임은 유용한 호르몬들의 작용을 촉진시켜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정서적 안정감과 행복감 등을 높여준다. 이러한 좋은 에너지들은 분노와 서로 상쇄되며 감정의 파도를 진정시켜준다.


더불어 시간이 흐른 후 화가 났던 상황을 침착하게 되짚어 보면 이성이 작동하고 합리적으로 상황을 해석할 수 있다. 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분노가 어떤 말이나 행동으로 이어지면, 십중팔구는 나의 의지를 벗어나 후회의 계기를 늘릴 뿐이다. 아무리 좋은 의견도 분노를 잔뜩 품은 상태에서 제시한다면 어떤 상대방도 그 참뜻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말의 내용은 그 자체보다도 당시의 분위기나 말하는 사람의 태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어떤 경우라도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는 한걸음 물러서는 것이 자신에게 더욱 이로운 선택이다. 물론 이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분노를 다스리지 못했을 때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자책'이다.




하지만 분노한 자신을 자책하기보다는 당시의 나를 이해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반성과 자책은 서로 성격이 다르다. 반성은 자신을 성찰하고 문제를 분석하는 과정이지만 자책은 자신을 책망하는 것이다. 자책은 후회로 이어지고 마음을 병들게 한다. 물론, 순간적인 감정조절의 실수로 어떤 물적, 심적 피해가 있었다면 자책에 빠질 수도 있지만 이것을 건강하게 해소하지 못하면 또 다른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분노의 해결을 위해서는 분노의 원인을 탐색하고 적절한 표현방식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분노의 감정뿐만 아니라 그 기저에 존재하는 비합리적 신념이나 인지체계, 분노를 유발하는 사건이나 대상 등 원인에 대하여 깊이 있게 살펴보고 적절한 대처방식을 학습하는 것이다.


조용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내가 그때 왜 화가 났었는지를 차분히 분석해보면 분노의 작동 버튼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분노를 강하게 느끼는가를 미리 알고 있으면, 그만큼 대처하기도 용이해진다. 분노의 원인을 살펴보면 의외로 단순한 해결책이 나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분노의 감정을 느낄 때 심호흡을 하거나 손등, 손가락 등을 주무르며 긴장을 해소할 수도 있다. 또, 목소리톤이 높아질 때 분노의 감정이 증폭될 수 있으므로 톤을 낮추고 침착하게 이야기하도록 노력하거나 분노와 관련된 감정을 적어보고 대상, 분노의 정도 등에 대해서 정리하고 비합리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대체하기 위한 방법을 탐색해볼 수 있다.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낄 때, 그 원인이 되는 것은 어떤 사건이나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개인의 해석인 경우가 많다. 우리의 생각이나 감정은 정확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내면에 존재하는 불안이나 증오, 신념 등을 현실 또는 어떤 상대방에게 투영하고, 이것을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된 상황을 받아들인다. 이것은 마치 선글라스를 썼을 때 실제의 색채와 다르게 보이는 것과도 같다. 사건에 대한 잘못된 사고방식과 해석 패턴, 비합리적 신념 등의 존재를 파악하는 것은 우리가 감정을 느끼는 패턴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현재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의 여지를 크게 줄여준다. 현재 상황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나 판단을 덧붙이기보다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면 새로운 정보에 개방적 태도를 지닐 수 있고,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감정을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면 감정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 마치 장기판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의 입장이 되었을 때 한쪽에서 볼 수 없는 것을 차분히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감정이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수용해주며, 판단을 지양하면 특정한 견해나 비합리적 신념에 치우치지 않을 수 있고 유연한 마음으로 심리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외부의 자극과 우리가 느끼는 감정 사이에 있는 자동화 공장과 같은 반응 패턴에서 빠져나와 보다 상황을 유연하고 부드럽게 해쳐나갈 수 있게 된다.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은 곧 자신을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얻는 것이며, 이는 삶의 행복감과 만족감을 높이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감수성, 공감능력, 마음의 여유 등이 생겨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감정 그 자체를 변화시키려 하거나 억누르려 하기보다는 감정을 수용할 때 감정이 일어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 사고와 정서 과정을 회피하지 않고 차분히 관찰하는 과정은 우리의 마음 근육을 단련시켜주고 고통스러운 상황을 버텨내고 감정의 홍수에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우리가 느끼는 극심한 공포나 불안, 분노, 수치심 같은 것들이 실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나의 해석이 만들어낸 생각일 뿐이라는 것을 알면 불필요한 회피, 반응, 에너지 소진 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웠던 상황을 끊임없이 반추하며 부정적인 감정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심리적 감옥'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감정을 수용하는 과정은 자신을 이해하고 문제의 해결을 원만하게 하며, 자기 조절 능력을 향상해 준다. 부정적 사고나 감정으로부터 빠르게 벗어나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기억에서 감정을 분리시킴으로써 경험적 측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당시의 상황에서 느꼈던, 특히 실패나 실수로부터 수치심이나 분노, 좌절감 등을 떼어냄으로써 경험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키고, 개방성과 탐구하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이전 08화마음의 예비전력을 갖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