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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얼굴에 피어나는 말들

작은 얼굴에 담긴 이야기

by 길 위에

손녀가 세상에 온 지 열흘째.


숨결보다 가벼운 생명이 곁에 머무르기 시작한 후,

하루의 관심은 오롯이 아이에게 닿습니다.


아직 세상의 공기와 빛이 낯설고,

울음소리 외엔 어떤 소리도 낼 줄 모르지만

아이의 작은 얼굴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다양한 표정이 피어납니다.


잠든 얼굴에 어린 미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고, 눈가에 머문 미소는

마치 엄마에게 건네는 평온한 아침 인사 같습니다.

“굿 모닝, 마미. “


배고픔을 알리는 우렁찬 울음소리


양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꾹 감은 채로

목청껏 울 때면,

엄마 아빠가 미처 깨닫지 못한 배고픔을 알려주고

그 목소리는 엄마를 당황하게도,

때론 울컥하게도 만듭니다.


또 어떤 날엔,


초롱초롱한 눈으로 아빠를 바라보다

고개를 삐딱하게 틀고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흘겨보기도 합니다.

그 작은 눈빛 하나에도 아이만의 의도가 담겨 있는 듯.

그 세상 진지한 표정이 큰 웃음을 자아냅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바뀌는 손녀의 표정을 바라보며,


나는 매번 새로운 감정과 마주합니다.

그 속엔 경이로움도, 따스함도,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삶의 깊이도 담겨 있습니다.


나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언어를 배워가는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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