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손끝에서 건네지는 따뜻한 이유식.
아이는 오늘도 작은 입으로
세상을 천천히 받아들입니다.
그러다 문득,
나도 혼자 할 수 있어요
말 없는 용기가 두 손에 스며
이유식 그릇을 꼭 끌어안습니다.
입으로 가져가 보지만
조금 무거운 세상이
작은 손에 미끄러지고,
곧 짜증 섞인 옹알이가 터져 나옵니다.
마치,
“왜 안 돼요?”
토라진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듯합니다.
그때,
현관문에서 들려오는 반가운 기척.
늘 아이 곁을 지켜 온
할미가 들어섭니다.
순간, 아이의 표정이 바람처럼 바뀝니다.
조금 전까지는 구름이었는데,
할미를 본 아이의 얼굴에는
햇살이 퍼지는 듯 환한 미소가 번집니다.
투정 같던 옹알이가
어느새 반가움으로 변하고,
작은 두 눈은
할미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가며,
짜증 섞인 옹알이와
애교 섞인 웃음 사이를 오갑니다.
그 모든 순간이
마치 “나를 봐주세요”라고
조용히 속삭이는 것만 같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엄마와 할미는
자꾸만 미소가 지어집니다.
엄마는 고단한 하루의 끝,
집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아이의 웃음과 옹알이가 자신을 맞는 그 순간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 말합니다.
오늘도 아이는
작은 손으로 세상을 붙잡아 보려 애쓰고,
그 웃음 하나,
옹알이 하나가
내일 또 다른 성장을 향한
반짝이는 발자국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