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여섯 달을 넘긴 작은 아이.
현관문이 열리고
퇴근한 엄마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순간,
아이의 세상은 환히 밝아집니다.
“이서야…”
이름을 부르는 한 마디에 아이의 얼굴은 햇살처럼 피어납니다.
입가에는 꽃망울 같은 웃음이 터지고,
작은 두 팔과 다리에 힘을 모아 엄마를 향한 배밀이가 시작됩니다.
눈은 오직 엄마만을 붙잡고,
웃음은 길을 밝히는 등불처럼 이어집니다.
조금 힘이 빠지면 잠시 멈춰
고개를 들어 엄마를 올려다보기도 합니다.
그러면 엄마의 목소리가 다시 아이 곁으로 다가와
작은 몸을 앞으로 이끕니다.
그 짧은 여정 안에는 설레는 기다림과
꼭 만나고 싶은 간절함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엄마는 압니다.
그 작은 몸짓 하나하나에 우주가 담겨 있다는 것을.
그토록 순수한 기쁨이 온전히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요.
아이의 웃음은 하루의 피곤을 지우는 마법이 되고,
옹알이는 마음을 천천히 어루만지는 위로가 됩니다.
퇴근 후 현관문을 열 때마다 엄마는 깨닫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환영이 저 작은 몸짓 속에,
그리고 자신을 기다리는 눈빛 속에 있음을.
그 순간,
하루의 무게는 눈 녹듯 사라지고
엄마의 마음은 다시 내일을 살아갈 힘으로
조용히, 그리고 단단하게 차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