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에서 웃음으로, 바다가 가르쳐준 순간

by 길 위에

낯선 바다 앞, 긴장한 아이 얼굴


만 7개월에 가까워진 아이,
엄마와 아빠 손을 잡고 처음 바닷가에 섭니다.


눈앞 가득 펼쳐진 푸른 바다,
쉴 새 없이 밀려드는 파도 소리.


아이의 작은 얼굴엔 웃음 대신
세상 가장 진지한 표정이 떠오릅니다.


작은 발끝은 모래 위에 꾹 힘을 주고,
동그란 눈은 낯선 풍경을 꿰뚫듯 바라봅니다.
아빠가 다정히 이름을 불러도
아이의 얼굴은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늘 웃음을 머금던 아이의 이런 모습은
가족에게도 새롭기만 합니다.


그러다,
엄마가 부드럽게 이름을 부르자
굳어 있던 표정이 조금 풀리고,
입가엔 어색하지만 따스한 미소가 스칩니다.


잠시 후,
모래 위로 스며들 듯 파도가 발끝을 적시고
그 순간 아이의 긴장은 천천히 흘러내립니다.


파도와 모래, 바람이 전해주는 낯선 감각이
이제는 두려움보다 호기심을 부릅니다.


얼굴 가득 번져가는 미소와 함께
아이는 서서히 바다를 즐기기 시작합니다.
엄마 아빠의 웃음소리가 파도에 섞이고,
작은 몸짓은 물결 위에서 춤추듯 반짝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와 아빠의 마음은
파도보다 더 크게, 햇살보다 더 따스하게 출렁입니다.
아이의 첫 만남 하나하나가
온 가족에게 오래 남을 선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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