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 뭔가 해내었단 말이에요

by 길 위에

만 여섯 달을 넘긴 아이.


어느 하루,
작은 접시에 바나나 조각이 담깁니다.


엄마는
아이가 익숙해하는 노래를 천천히 흥얼거립니다.


“바나나, 차차, 바나나 차차...”


노래가 흐르자,
아이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집니다.


그러더니 자신만의 묘기를 슬며시 꺼내 보입니다.


입술 사이로 혀를 내밀었다 당기고,
입으로 “쭉” 소리를 만들고,
코로는 “킁” 하는 소리까지 곁들입니다.


그리고는
무언가 해냈다는 듯
두 눈에 성취의 빛이 가득합니다.


그 웃음은
마치 하회탈처럼
활짝 터져 나오는 해맑은 웃음입니다.


“엄마, 봤어? 나 이렇게 했어.”


아이의 표정은 분명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엄마가 그 의미를 놓친 순간
짧게 실망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갑니다.


하지만 이내,
아이는 다시 웃음을 터뜨리며
엄마와 바나나 놀이를 이어갑니다.


이렇듯,
아이는 매일 조금씩 달라지고,
매 순간 새로운 표정을 선물합니다.


그 빠른 변화 앞에서
모두는 놀라고, 또 감탄합니다.


그리고 깨닫습니다.
아이의 하루는 작은 기적들이 모여
눈부신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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