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풀빛푸를은 May 11. 2024

우리 셋째형은 멀뚱이 ③

“멀뚱이 너! 그렇게 혼자 가면 돼, 안돼?

엄마한테 어디 간다고 꼭 말하고 가라고 했잖아!

어떻게 혼자서 그렇게 멀리까지 갔어!”     


아침 일찍부터 엄마의 화난 목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밖에 나가보니 집에서 엄청 먼 곳에 사는 6촌 할머니가 와 계셨는데, 할머니는 마을을 돌아다니는 지저분하고 시커먼 비글 개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혹시 해서 보았더니 멀뚱이 형이어서 데리고 왔다고 했습니다. 나는 엄마가 그렇게 화난 모습을 처음 봤어요. 그래도 나는 형이 돌아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엄마는 그때부터 멀뚱이 형을 데리고 어딘가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궁금해하자 엄마는 특별한 공부를 한다고 했어요. 바로 여기랍니다.                         


1교시 - 멍멍 짖기 완전정복


2교시 - 냄새만으로 집 찾아오기 


3교시 - 나비랑 놀아요 




“엄마 나도 멀뚱이 형과 같이 다니면 안돼요?”      


나는 솔직히 엄마랑 단 둘이 다니는 형이 부러웠죠. 그래서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안돼. 누피야 너는 멍멍 짖기도 하고, 집도 잘 찾아오잖니! 멀뚱이 형은 그게 잘 안되니까 치료실에 다니는 거야”      


형은 이상합니다. 왜 다들 하는 것을 못 하는 걸까요? 어쨋든 나는 형이 치료를 받고 빨리 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형과 숨바꼭질도 할 수 있을테니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