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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사랑 Jan 13. 2021

월, 화, 수만 출근하는 워킹맘 담임교사

내일 출근을 위해 억지로 눈을 감는 것은 싫다. 아이들이 잠든 고요한 집에서 나만의 시간을 실컷 보내다 아쉬움 없이 잠들고 싶다. 그것이 얼마나 달콤한지는 아이 키우는 부모라면 다 안다. 아침에 후회할 걸 알면서도, 밤만 되면 시간이 아깝다.


하지만 그마저도 평범한 하루일 때 꿈꿀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일상을 지키려 하면 뒤돌아선 내 마음이 무너지고, 마음을 지키려 하면 버텨왔던 일상이 무너진다. 세상 모든 워킹맘, 워킹대디들이 그렇게 일하고 있지 않을까.


캐나다 초등학교에 파견 갔을 , 캐나다의 워킹맘 교사들을 많이 만났다. 그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두 사람이 있다.  학급을 두고 요일별로 담임을 함께 맡고 있는 두 워킹맘 교사였다.  사람은 , , 수요일에 나와서 국어, 음악, 체육, 사회를 가르치고 나머지  사람은 목요일, 금요일에 나와서 수학, 과학, 미술을 가르치는 식이었다.


"왜 너희 반만 담임이 두 명이야?"

"우리   애가 어려서 그래. 출산한  얼마  됐거든."


월화수 담임, 목금 담임이 따로 있던 교실


남편과 번갈아가면서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스케줄을 맞춰 파트타임(part time) 담임으로 일하는 거라고 했다. 당시 나 역시 첫 아이를 출산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캐나다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싶어서 6개월 된 아이와 아이를 봐줄 친정엄마까지 데리고 파견을 나온 상태였으니 더욱 관심이 갔다.


"근데 캐나다는 이런 경우가 흔해? 난 처음 보는 것 같은데."

"흔하지는 않아. 교장이랑 계약을 그렇게  거지."

"아... 학부모들이 컴플레인하지는 않아?"

"글쎄? 불만이 있을 수는 있겠지. 그래도 이해하지 않을까? 다들 아이 낳고 키워봤는데 ."


학부모들이 정말로 '나도  겪어봤어' 하는 마음으로 요일별 담임을 이해해주고 있는지는 달리 인할 방법이 없어서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캐나다 어느  학교에 워킹맘 워킹대디를 위한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캐나다 내에서도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하니, 모르긴 몰라도 기존의 틀을 깨고 색다른 시도를  것이다. 사실 교사를 채용하는 교장에게는 이득  것이 하나도 없을  있다. 오히려  담임이  학급을 맡는   동안, 학부모들의 항의나 교육과정 운영상 발생할  있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교장이 사회에 늘어나는 워킹맘 워킹대디를 위해 새로운 채용방식을 시도했다는 이 인상적이었다. 출산을 했지만 일을 하고 싶은 두 워킹맘의 육아를 위해(캐나다는 어린이집 비용이 몹시 비싸다)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 그리고 교장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조금씩 손을 보태고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작은 학교의 작은 시도일 뿐이지만 그것이 모이고 모여  나은 변화를 만들어   있을듯한 기대감이 생기게 했다.


한국에도 워킹맘 워킹대디를 위한 교원 복지제도가 있다. 임신한 교원을 배려하는 모성보호제도가 있고, 몇 년 전에는 만 7세 이전 자녀를 둔 교원을  육아시간 제도도 생겼다. 무엇보다 자리 잃을 걱정 없이 육아휴직을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가장  장점이다.


그래서인지 가끔 육아와 커리어의 줄타기에 지친 사람들이 소위 ‘꿀을 빤다 질투 섞인 날카로운 말을 뱉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무원의 육아 관련 정책이 공무원 그들만의 세상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선례가 될 수 있다. 사회 전반에 공무원 조직과 동일한 변화의 시도가 생겨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전반적인 의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공기업의 사례를 선례 삼아 사기업 환경도 조금씩 개선될  있지 않을까? 공무원 조직의 긍정적인 변화가 비공무원 조직을 좌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우리 사회 변화를 위한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캐나다 어느 작은 학교 교장의 새로운 시도를 바라보며  나은 미래를 꿈꿨던 것처럼 말이다.




커버 이미지 출처: ad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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