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햇살형 리더
요즘 즐겨보는 예능이 있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실력 대결이 펼쳐지는
<저스트메이크업>입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퍼스트맨'이라는 출연자가 인상 깊습니다
코스메틱 브랜드 '손앤박'에서 '박'을 담당하셨던 메이크업아티스트 박태윤 선생님이지요.
이미 유명하신 분인 만큼
메이크업 실력이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더욱 놀라웠던 건 태도였습니다.
메이크업 전, 외국인 모델에게 이름 물어봄
퍼스트맨이 외국인 모델에게 메이크업을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메이크업 시작 전, 퍼스트맨이 질문합니다.
"Can I have your name?"
언어가 완벽히 통하지 않더라도 이름을 불러주며 소통하려는 노력이지요.
이름을 묻지 않고 바디랭귀지나 눈치로 소통할 수도 있었습니다. 한국어를 모른다며 호칭을 생략하거나 'YOU'라는 인칭대명사를 쓸 수도 있었겠지요.
그럼에도 퍼스트맨은 모델의 이름을 묻고, 배려하며 다가갔습니다.
말 한마디에서 다정함이 보였던 순간입니다.
모델의 몰입을 위해 컨셉에 맞는 이름을 부여함
첫 라운드의 미션은 '본인에게 가장 자신 있는 메이크업'이었습니다. 퍼스트맨은 90년대 슈퍼모델 메이크업을 보여주었지요. 그때, 모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부터 너의 모델명은 샬롬이야."
"샬롬, 포즈"
모델 역시 어울리는 포즈를 취하며 환상적인 티키타카를 보여주었습니다.
메이크업 시연을 위한 가명일지라도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는 특별합니다. 모델에게도 정체성을 부여하고 상황에 대한 몰입감을 높여주니까요. 컨셉에 집중한 모델은 표정, 포즈, 각도, 분위기 등 디테일한 측면을 생생하게 표현했습니다. 메이크업이 빛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메이크업 시연 후, 손잡고 같이 퇴장, 격려
메이크업 시연 후, 모델이 퇴장할 때였습니다. 모델과말없이 따로 걸으며 퇴장하는 참가자가 여럿 보였습니다. 발표가 끝났으니 심사에 대한 아쉬움 혹은 기쁨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바빴을 것입니다.
하지만 퍼스트맨은 끝까지 모델을 챙겼습니다.
메이크업 시연 후에도 손을 잡고 같이 퇴장했습니다.
모델에게 "수고했다! 수고했어~ 욕봤다!" 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지요.
자신의 감정과 결과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순간에도 끝까지 모델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었습니다.
'인품과 실력을 모두 갖춘 사람의 여유란 이런 거구나.' 느꼈습니다.
한참 후배들에게도 "이렇게 해도 될까?"
의견을 물어봄
"아이돌 메이크업 많이 해보신 선생님이어서
내가 말 잘 들어야지." 인정하는 모습
팀별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대결 프로그램에서 빠지지않는 장면 중 하나는 팀원과의 갈등입니다. 개인 실력이 출중할수록 팀별 과제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자기 확신이 강해 각자의 의견을 강하게 내세우거든요
퍼스트맨의 태도가 의외였습니다. 아이돌 스테이씨의 메이크업 미션 중, 한참 어린 후배인 '뷰티상속녀'에게 메이크업 검사를 받습니다. 주로 여배우들을 담당했던퍼스트맨과 달리, 후배인 '뷰티상속녀'는 아이돌을 주로 담당하던 메이크업 아티스트였거든요.
"(뷰티상속녀는) 아이돌 메이크업을 많이 해본 선생님이어서 내가 말 잘 들어야지."
"메이크업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그 흐름이 있잖아요. 그건 아무래도 많이 하는 저런 선생님한테 물어봐야지."
후배인 '뷰티상속녀'도 말합니다.
"솔직히 저희 중에서 제일 경력도 많으실 거고 혼자서 주도적으로 하실 수도 있는 부분이 있는데 팀원들 의견 수렴을 너무 잘해주셨어요."
경력과 권위를 내세우며 소통하는 게 아니라,
팀원의 능력을 인정해 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수평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리더가 되려면 꼭 갖추어야 할 요소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제가 스레드에도 해당 내용을 공유했을 때,
2000개 넘는 좋아요와 100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퍼스트맨의 제자, 강연에 갔었던 참여자, 팬,
실제로 만났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했습니다.
'하나도 안 변했다. 그때도 젠틀하셨던 분이었는데..'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때로는 긍정적으로도 쓰이나 봅니다.
변하지 않아서 고마운 사람.
한결같이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람.
퍼스트맨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되어야겠다.'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