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둔하고, 바보같이 보이는 내가 살아가는 법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게 되고, 여러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내가 여려서인지 어려서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회사생활 10년 차가 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희일비하는 구석이 많다. 요 근래에는 얄미운 사람들 때문에 여러 가지 감정이 많이 느껴졌었는데, 책을 읽다가 꼭 마음에 드는 구절을 발견했다.
인간만이 자신과 맞지 않는 다른 존재를 성가시다고 여깁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지요. 하지만 누군가를 미워하고 불편하게 여길 때 우리는 엄청난 기운을 소모하게 됩니다. 우리의 힘이 줄줄 흘러나갈 구멍이 생기는 것이나 다름없지요. 다행히도 그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누군가와 좀 더 편하게 지내고 싶고, 그 사람이 자기 입맛에 맞게 행동했으면 한다면 기실 방법은 딱 한 가지뿐이지요. 그들을 그 모습 그대로 좋아하는 겁니다.
-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93p/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다산초당
이 구절을 보면서 대략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 그렇구나. 내가 저 사람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바꾸려고 했었는데 결국 바꿔야 하는 것은 내 마음이구나.‘
남편에게 내가 처한 상황과 책이 말하는 것들을 전해주니, 남편이 명언을 날렸다.
“결국 삶은 철학이지 기술이 아니니까.”
기술적으로 완벽한 삶은 아니다. 내가 살아내는 삶은 서툴고, 때론 모자라고, 어쩔 때는 너무 넘친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은 너무나도 많고, 생각대로 되지 않는 사람도 참 많다. 그렇지만 내가 이 하루하루를, 내 인생을 살아내는 것은 내가 특별한 기술을 가졌거나 남들보다 더 예리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건 내가 가진 철학 덕분이다.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는 믿음, 부족해도 배워가며 살아가면 된다는 생각, 언젠가는 남의 모자람과 넘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 같은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