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첫 나 홀로 등교 후기
3월 초에 입학을 했으니 벌써 2개월 정도가 흘렀다. 시간 참 빠르다. 그동안은 내가 그리고 남편이나 등원을 도와주는 친구가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혼자 학교에 가 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그날엔 같은 아파트에 사는 누나가 아이와 함께 등굣길을 함께 해주었다.
다음날이었다.
"혼자 갈 수 있지?"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신은 없지만 할 수는 있겠다는 표정이었다. 아이 혼자 엘리베이터에 태워 내려보내고 아파트에서 학교 가는 길을 창문 너머로 바라다보았다. 아이는 어제와 다르게 혼자였다. 그런데도 차분히 좌우를 살펴가며 학교로 조금씩 걸어갔다.
'이제 괜찮겠다.'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몇 분 뒤 학교 정문으로 아이가 잘 등교했다는 알림 문자가 왔다. 미리 신청해 놓은 서비스였는데 해 놓길 잘했다 싶었다.
오후가 되자 아이가 학원에 갔다가 돌아왔다.
"오늘 학교에 처음 혼자 가 본거지? 어땠어? 할 만했어?"
"오늘은 누나가 없어서 눈물이 쪼금 났어."
"그랬구나. 그래도 잘 들어간 것 같던데?"
"응. 가다 보니까 친구들이 학교에 가고 있어서 따라갔어."
"그랬구나. 잘했네. 다음에는 좀 더 쉬울 거야."
아이는 눈물이 조금 났다고 한다. 지난번에는 도움의 손길이 있었지만 오늘은 아니어서 더욱 그랬나 보다. 살짝 마음이 아팠다. 다음번에도 다시 데려다줘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마음을 다 잡았다.
'뭐든 처음이 낯설고 제일 어려운 거야. 오늘 처음 학교에 가봤으니까 다음엔 눈물 흘리지 않고 갈 수 있을 거야.'
애써 불안한 마음을 감추고 씩씩하게 아이와 약속을 했다. 나도 그랬을 거다. 뭐든 처음은 눈물 나게 어려웠을 거다. 그렇지만 처음이 두 번째가 되고, 세 번째가 되다 보면 점점 익숙해지고 편해진다. 그리고 당연해지게 될 날이 올 거다. 지금은 집이랑 딱 붙어있는 학교에 가는 것도 눈물 나게 어렵겠지만 언젠가는 혼자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다닐 수 있는 어른이 될 것이다. 그날이 될 때까지 나도 아이도 파이팅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