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보다가

-읽는 라디오

by 하쿠나 마타타

오프닝

핸드폰 기능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카메라입니다. 그 카메라 속에 담는 모습은 오직 아이뿐입니다.

내 아이의 매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서 사진을 찍지만 오래 기억하지는 못하는 편입니다.

그래도 지나고 나면 한 장 한 장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 순간이 기억나면서 말이죠.

매 순간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길 바랍니다.


음악

-바이브 (사진을 보다가)

(50) 사진을 보다가 - 바이브 (Vibe) / 가사 - YouTube



사연

핸드폰 사진을 찍고 바로 확인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삭제를 하거나, 바로 다시 찍을 수 있습니다.

핸드폰 사진처럼 바로 확인할 수 없는 필름 카메라로 찍던 시절에서는 한 장 한 장 소중히 찍으며, 인화를 맡기로 인화되기 전 설렘 속에서 기다리고, 인화된 사진을 보며 모두 둘러앉아 한참을 얘기하는 건 이제는 너무도 오래된 감성이 되어버렸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필름 카메라의 존재조차 모른다고 합니다. 태어나보니 모두들 전화기를 가지고 다니며, 그 전화 속에서 영상이 나오고, 원하는 걸 언제든 찍어서 확인할 수 있는 신기한 물건이 옆에 놓여 있습니다.


얼굴에 홍조기가 있다 보니 사진을 찍고 나면 얼굴이 늘 붉으스레 나와 제 사진을 보면서 “넌 왜 이렇게 얼굴이 빨갛게 나와?”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잘못한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을 들으면 잔뜩 주눅 들어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남들과 다르게 나오는 내 얼굴을 마주하기 싫어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는 걸 피했습니다. 반드시 찍어야 하는 사진에서는 여전히 얼굴에는 홍조기가 있으며, 표정은 부자연스러웠고, 시선은 갈 곳을 잃었습니다. 제 사진은 인화하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스마트 폰으로 바꾸고 가장 좋은 것이 찍고 싶지 않은 사진이 찍히면 바로 지워 달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확인하고 삭제하고, 다시 찍을 수 있다는 게 가히 신세계였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사진을 찍히는 건 어색하고 싫습니다. 256기가나 되는 핸드폰에서 사진 파일이 100기가가 넘는 용량을 잡아먹고 있으면서도 그 사진 속에는 제 사진은 없습니다. 단 한 장도.

대부분 아이 사진뿐입니다. 배경사진도 잘 안 찍습니다. SNS를 하지 않아서 배경사진이나 음식사진은 찍을 이유가 없습니다. 아니, 사진을 예쁘게 찍지 못하다 보니 시도도 하지 않는다는 게 더 맞는 표현입니다.

아이의 모습만 잔뜩 담아둔 사진을 보면서 그 시간을 추억합니다.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함께 간 곳을 얘기하고, 함께했던 걸 추억하고, 함께 먹은 음식을 회상합니다. 사진이 주는 장점을 오롯이 아이의 모습으로 소환합니다.


간간이 보이는 원가족의 모습에서도 저는 없습니다. 제가 없는 가족사진이지만 그 가족사진을 보면서 또다시 시간여행을 혼자 시작합니다. 모두들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사진에 없는 저도 웃습니다.



음악

-드래곤 플라이 (사진)

(50) 드래곤플라이(Dragonfly) - 사진 | 가사 (Synced Lyrics) - YouTube



클로징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이 맞나 봅니다. 지나고 사진을 보면 모든 게 추억이 되어있으니까요. 좋았든, 좋지 않았든 간에 사진을 보면서 추억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게 행복합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행복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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