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실패가 두려운 게 아니야

-읽는 라디오

by 하쿠나 마타타

오프닝

어떤 일에 성공과 실패만 있을까요?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건 무엇일까요?

오롯이 결과로만 평가하는 것이 정당한 건지, 과정을 보고 판단하는 건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그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음악

-아이유(나의 옛날이야기)

(50) 아이유(IU) - 나의 옛날이야기 [가사/Lyrics] - YouTube



사연

시험은 합격과 불합격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나보다 더 열심히 한 사람이 있다면 합격을 내어주는 것이 당연한 겁니다.

시험에 불합격했다고 실패한 걸까요? 저는 이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불합격한 건 팩트이니 실패가 맞습니다. 다만, 그 실패 속에서 배운 것이 있고, 그 배움으로 성장을 했다면 완벽한 실패는 아니지 않을까라는 무논리로 반박해 봅니다.


어렸을 때는 실패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무서웠습니다. 한 번의 실패로 나의 모든 것이 결정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수능시험을 준비했었습니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이기에 열심히 하는 것이 디폴트값이라 생각하면서 하고 싶은 모든 것은 대학입학 이후로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만 했습니다. 원하는 최상위권 대학의 입학은 실패했습니다. 그때는 제 인생이 실패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뒤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19살이 되도록 간절히 원하는 것이 소소했으며,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원하면 얻을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고작 원하는 건 높은 성적, 임원 당선, 참가한 대회에서의 수상...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우물 안 개구리 수준으로 작고도 작았습니다. 전국단위로 보는 모의고사에서 원하는 대학의 점수언저리에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될 수 있다고 선생님들의 격려를 받으며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수능에서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니, 사실은 노력한 만큼 정직하게 나왔습니다.


저보다 더 많은 노력한 사람이 많았다는 게 입증되는 순간이라고 인정하기가 싫었지만 사실이었습니다.


스무 살에 처음으로 맛보는 실패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법적으로도 성인이 되어버렸는데 세상에 벌거벗은 채 던져진 기분이었습니다. 고작 원하는 대학에 불합격한 것뿐이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전부라 생각했으니까요.

무서웠습니다. 실패한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실패한 사람도 살아갈 수 있는 건지?


회복탄력성이 제로에 가까운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밥을 먹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었습니다.


영원히 그 시간 속에 갇혀 살까 봐 그게 더 두려웠습니다. 실패는 이미 이루어진 상황인데 실패 뒤에 대처하는 자세가 더욱 패배자였습니다. 인생에서 처음 맛본 실패를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변명해 봅니다.



40대 중반이 된 지금은 그때 겪었던 실패는 작지는 않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감히 말해봅니다.

그동안 내가 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놀랄 정도의 큰 성공도 이뤄봤고, 그에 못지않게 큰 실패도 해 봤습니다. 최선을 다했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슬프지만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라는 건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나이를 먹고 좋은 점이라면 실패 뒤에 겪는 아픔의 시간이 예전만큼 길지 않은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말하고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내가 살기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이걸 선택한 내가 전보다는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음악

-슈뻘맨 (괜찮다고 말해주기)

(50) 괜찮다고 말해주기 - YouTube



클로징

나이를 먹어도 실패가 두렵지 않은 건 아닙니다. 다만 그 실패 속에서 오래 머물러 있지 않고, 그 실패는 내 인생의 한 부분이라는 건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서 더 앞으로 나아가려고 힘을 내는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행복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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