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20분, 그녀를 봅니다

-읽는 라디오

by 하쿠나 마타타

오프닝

매일 같은 시간에 무언가를 하고 있나요?

아침 6시에 어디에 있나요?

오전 11시에는 무엇을 하고 있나요?

오후 4시에는 무엇을 하고 있나요?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당신의 삶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음악

-2am (가까이 있어서 몰랐어)

(42) 2am - 가까이 있어서 몰랐어 (Should've known) Live Clip - YouTube



사연

새벽 5시 50분 남편과 함께 집을 나섭니다.

3년 전에 차 한 대를 폐차시키는 바람에 차가 필요한 날에는 남편을 출근을 시킵니다.

저는 재택근무자이기는 하지만 가끔씩은 차가 필요해서 그날은 남편을 출퇴근을 시키면서 한 대의 차로 살아보자고 한 것도 익숙해진 시간이 되어 버렸네요.

제가 차를 쓰는 날은 일정하지 않아 일주일에 한 번이 될 수도 있고, 2~3번이 될 때도 있습니다.

일정 중에 제가 편하게 움직이고 싶어 출퇴근을 시켜가면서 차를 사수합니다.


남편의 회사가 멀지 않아 집으로 돌아오기까지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시간입니다.

새벽같이 나가는 남편의 노고도 새삼 알게 되고, 새벽 공기도 맡아보고 꽤 괜찮은 시간의 연속입니다.

계절이 변하는 것도 알아가며, 같은 시간이어도 늘 같은 풍경이 아니라서 그것 또한 좋습니다.


반면, 같은 풍경도 있습니다.

남편을 내려주고 단지로 들어오기 직전의 사거리 신호등,

6시 20분, 그녀가 내리는 모습은 언제나 같습니다.

제가 이 시간에 지나가는 건 일정하지 않는데도, 그녀는 매번 봅니다.

그녀라고 하기 에는 저희 엄마보다도 연배가 있어 보이시는 분입니다.

매번 같은 차에서, 매번 같은 장소에서, 같은 분이 내리는 모습을 봅니다.

누가 모셔다 드리는 건지, 어디를 가시는 지도, 어떤 분인지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분입니다.

그런데 남편을 출근시키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매번 내리시는 모습을 보니 아는 분 같은 내적 친밀감이 생겼습니다. 물론 그분은 저를 보신 적도 없을 텐데 말이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그분은 그 시간에 그 자리에서 하차를 하시고 신호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분을 보면서 혼자서 웃으면서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라고 속으로 들리지도 않는 인사를 건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갈 곳이 있고, 그곳을 동행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걸 갖고 계신 분이라 생각이 듭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행동을 하고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성실의 아이콘이라고 인정해도 될듯싶습니다.


말 한마디 건네보지 않고, 저희 엄마보다 연배가 있으신 분을 제 마음대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송구스럽지만 당신의 삶을 응원한다는 표현이라고 변명하고 싶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기다리시는 동안 빗물이 덜 뛰었으면 좋겠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두꺼운 외투가 그 바람이 당신을 막아주길 바랍니다. 눈이 많이 오는 빙판길에서 넘어지시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기까지 합니다.

그렇게 응원을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래서 더 하게 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게 오늘 아침에도 그녀를 응원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 기분 좋은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음악

-베테랑 (바람의 노래)

(42) 치열했던 젊은 날을 꾸-욱 담아 부르는.. 베테랑의 바람의 노래〉 ♪ 뜨거운 씽어즈(hotsingers) 7| JTBC 220502 방송 - YouTube



클로징

제가 하는 응원이 돌고 돌아 필요한 누군가에게 닿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제가 필요할 때 알지도 못하는 분이 하는 응원이 제가 닿기도 바랍니다.

그게 사람 사는 세상 아닐까요?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행복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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