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10.
"아!"
오늘도 B는 묵직한 탄식과 함께 눈을 떴다.
눈앞에는 희끄무레한 천장이 퍼덕였다.
"휴..."
B는 다시 눈을 감으며 긴 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땀이 많지 않았다.
이불과 시트, 베개까지 젖던 지난달보다는
좋아진 것 같네. 지난주에는 갈아 쓸
여분이 없어서 물기를 말리느라
선풍기에 헤어드라이기까지 동원했다.
어릴 때처럼 오줌 싼 것도 아닌데.
B의 입에서 키드득 소리가 새어 나왔다.
잠옷이 흥건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그런데 왜 그랬을까. 몸이 허한가.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 것 같은데.
꿈속에서 헤엄이라도 친 걸까.
B는 생각의 바다를 유영하다가
몸을 일으켰다.
그래도 오늘은 푹 잔 것 같네.
두 발을 이불 밖으로 꺼내 바닥을 디뎠다.
발바닥이 땅바닥을 미는 걸까,
땅바닥이 발바닥을 미는 걸까,
아니면 둘 다 서로 미는 걸까.
뭐, 아무래도 좋다.
오늘 아침에도 눈을 떴고
살아 있다는 게 중요하니까.
어떤 분이 그랬다.
너무 힘들고 앞이 보이지 않을 때
목덜미를 쓰다듬어 보라고,
콧구멍에 손가락을 넣어보라고.
목이 붙어있고 숨을 쉰다면
아직 살아있다는 거니까
포기하지 말라고,
조금만 더 힘을 내보라고 말이다.
B는 이불을 개고 기지개를 켠 다음
가글을 하고 물 한 잔 마셨다.
빈속을 따라 말랑한 미온수가
미끄러져 내려갔다.
밤새 메말라있던 체세포에
수분을 듬뿍 공급하는 거야.
정신이 좀 드는 것 같다.
잠이라는 걸 안 잘 수 없다면
잘 자야 한다. 수면 부족은 위험하다.
B는 그날이 떠올랐다.
몇 달째 야근하고 집에서 잠깐 쉬었다가
다시 일어나야 했던 시기가 있었지.
피로에 물든 졸음운전 끝에
고속도로를 빠져나오는 램프 터널에서
벽을 들이받은 날이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잠깐, 3~4초 정도 눈을 감았다 뜨니
콰르릉 쾅쾅, 차 앞쪽이 꽤 박살 났다.
눈 깜빡할 사이라는 게 이런 거였나 보다.
소형차 한 대 뽑을 견적이 나왔다.
수리센터에서는 불 안 난 게 다행이랬다.
그랬으면 정말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고.
그러고 보니 그날 이후로 밤마다 뒤척이며
땀으로 뒤덮인 날들이 이어진 듯하다.
몸은 괜찮은데 상담이라도 받아야 할까.
먼저 아침을 먹고 출근 준비해야지.
아, 오늘은 쉬는 날이다.
내 정신 좀 봐.
세수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