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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Prologue

by 축축박사 Mar 08. 2025

"BLACK LIVES MATTER"

출처 : Thearon W. Henderson / Getty Images출처 : Thearon W. Henderson / Getty Images

2016년 8월 26일 NFL(북미 미식축구)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그린베이 패커스와의 시범경기,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샌프란시스코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Colin Kaeperick)은 기립하는 대신 무릎을 꿇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국 프로스포츠의 대부분은 경기 전 국가가 연주되고 팬과 선수는 기립을 통해 국가에 대한 존중을 표합니다. 경기가 끝난 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묻는 질문에 캐퍼닉은 "흑인과 유색인종을 억압하는 나라의 국기를 향해 자부심을 표현하기 위해 일어서지 않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경찰의 흑인에 대한 과도한 무력진압이 그 배경이었죠.  


출처 : Peter Powell / Getty Images출처 : Peter Powell / Getty Images

그로부터 시작된 목소리는 이후 다른 스포츠로 이어졌습니다. 미국 내 NBA(미국 프로농구)와 MLB(미국 프로야구) 등은 물론 프리미어리그(잉글랜드 프로축구) 등 세계 전역에서 동참했죠BLACK LIVES MATTER 운동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스포츠를 매개체로 더 많은 국가로, 더 많은 팬에게로 확산되었습니다. 스포츠 경기가 단순히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무대가 아니라 사회적 정의와 평등을 향한 무대가 되었죠.  




출처 : Abaca Press / Alamy Stock Photo출처 : Abaca Press / Alamy Stock Photo

이런 사례는 캐퍼닉이 처음이 아닙니다. 스포츠는 역사적으로 흑인 인권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1947년 브루클린 다저스에 입단하며 MLB(미국 프로야구) 최초의 흑인 선수로 활약한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은 많은 백인 팬과 선수들에게 비난과 공격을 받았지만, 실력으로 인정받으며 인종 차별을 완화하는데 기여했습니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시상식에서 토미 스미스(Tommie Smith)와 존 카를로스(John Carlos)가 인종차별에 반대하기 위해 치켜든 검은 장갑을 낀 주먹(Black Power Salute)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진 중 하나가 되었죠. (시상대에서 간접적으로 동참했던 은메달리스트 호주의 피터 노먼(Peter Norman)을 잊어선 안 되겠습니다.)


이들은 개인적으로는 올림픽에서 추방되고 끊임없는 비판과 경제적 어려움, 살해 위협까지 받았지만 당시 극심했던 인종차별 문제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고 이는 사회 변화의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스포츠는 흑인 인권 운동의 강력한 도구였고, 주요한 분기점에는 스포츠가 있었습니다. 스포츠에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프로스포츠에서 CSR(사회적 책임) 업무를 하는 이유


스포츠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회공헌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가장 크게는 아마 팬들과의 관계 형성 때문일 것입니다. 모든 프로스포츠는 팬이 있음으로 존재합니다. 팬과 지역 커뮤니티와 지속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고, 구단에 대한 그들의 소속감을 강화하는 것이 지속적으로 팬을 유치하는 것에도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많은 프로스포츠 리그와 클럽은 팬 유치의 일환으로 사회공헌을 합니다.


다른 이유는 지속가능성 측면입니다.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그 퀄리티와 별개로 지속하지 못하게 하는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스포츠 경기라도 승부조작으로 만들어진 경기라면 아무도 그 경기를 보러 오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K리그는 승부조작 이슈 이후 그 인기를 회복하기까지 10년이 걸렸습니다. World Sailing(국제요트연맹) 등 해양스포츠 종목과 NFL(북미아이스하키리그)를 비롯한 국제 빙상, 설상 스포츠 기구들은 최근 환경 캠페인에 열을 올립니다. 해양오염이나 지구온난화가 해당 스포츠를 지속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해당 스포츠의 지속가능성 확보는 꼭 필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 (정작 위기가 눈앞에 닥치기 전까지는 적극적이지 않겠지만)

 

위 두 가지 이유가 스포츠에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그리고 사회공헌을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CSR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가 더 있습니다. 단순히 우리만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하는 팬들의 변화도 함께 만들 수 있다는 것. 스포츠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입니다. 스포츠만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겠지만,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스포츠를 시청하고 선수를 동경하며 스포츠가 만드는 문화와 가치를 공유합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은 15억 명이 시청했고, 약 50억 명이 한 경기 이상 시청했습니다.)


명확하게, 우리는 스포츠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이 내가 스포츠에서의 CSR 업무에 빠진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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