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uity in Sport (3)
지난 4월 1일 보라매공원에서는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조금 특별한 축구팀의 발대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프로축구연맹(K리그)과 서울시립발달장애인복지관이 함께하는 통합축구팀 발대식입니다.
https://m.sports.naver.com/kfootball/article/001/0015305158
'통합축구'는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팀이 되어 축구를 하는 스포츠입니다. 미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스페셜올림픽(Special Olympics)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통합스포츠(Unified Sports)를 시작했고 축구 외에도 농구나 배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종목에서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로 함께하는 것만큼 인식을 변화시키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죠.
K리그는 장애인의 스포츠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2021년부터 지금까지 통합축구 대회 'K리그 유니파이드컵(Unified Cup)'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K리그 10~12개 구단에서 연간 연고지역의 통합축구팀을 운영하고, 그 팀들이 모여 함께 축구를 즐기는 대회가 K리그 유니파이드컵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대회 개최를 넘어 우리도 직접 참여하는 주체가 되어보자며 통합축구팀 운영을 시작한 게 벌써 3년 차가 되었습니다. 처음 스페셜 선수과 만났을 때는 사실 서로의 이름도 잘 몰랐고,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도 몰라 어색했었는데, 이제는 이름을 부르며 안부도 묻고, 만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오히려 스페셜 선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해주죠. (통합축구에서는 발달장애인 선수를 '스페셜 선수', 비장애인 선수를 '파트너 선수'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함께 지내보니 더 느낍니다. 이들도 우리랑 다르지 않다는 것을요. 우리 팀의 스페셜 선수 중에는 다양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의사전달이 조금 어눌한 친구도 있고 감정 기복이 있는 친구도 있고 특별한 동작을 자주 취하는 친구도 있어요. 하지만 크게 보면 같습니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좋아하는 취미를 즐기며, 축구에 진심입니다. 원래 사회는 조금씩 다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니까요.
오히려 축구에는 너무 진심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축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는 마음이었는데, 스페셜 선수들의 승부욕에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2023년 K리그 유니파이드컵에 처음 출전했을 때, 저희 팀은 3전 전패로 꼴찌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스페셜 선수들의 구력이 짧고, 파트너 선수들도 완전 일반 직장인(프로축구연맹 임직원)들이기 때문에 저희 팀은 K리그 유니파이드컵 출전 팀 중에는 가장 약한 팀 중 하나입니다. 파트너 선수들은 이기기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고 참가에 의미를 두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스페셜 선수들은 경기 후 분해서 우시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감정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너무 진지하게 임하지 않은 건 아닐까. 스포츠는 결국 이기고 싶은 마음이 본질이니까요. 작년 K리그 유니파이드컵에서 꿈에 그리던 첫 승리를 거뒀을 때 무척 기뻐하던 스페셜 선수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슬로건도 정했습니다. 스페셜 선수인 김민지 님이 제안한 '패스로 연결되는 하나의 팀'입니다. 복지관에서 스페셜 선수들이 슬로건을 제안했고 다 함께 투표를 통해 선정했습니다. 통합축구의 의미를 잘 담아낸 말인 것 같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장애인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2024년 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역대 최고인 35.2%라고 합니다.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비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율(약 60%)에는 절반 정도의 수준입니다. 장애여부와 상관없이 좋아하는 것들을 조금 더 많은 기회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 봅니다. K리그도 서로를 향한 패스를 이어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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