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생명을 나누는 축구

Social responsibility in Sport (4)

by 축축박사


지난 4월 20일(일) 제주에서 경기 직전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제주 SK 전 선수단이 장기기증 희망 등록에 참여한 행사입니다. 2016년 전남드래곤즈, 2019년 울산 HD(당시 울산현대)에서 전 선수단이 장기기증 희망 등록에 참여한 것에 이은 K리그에서는 세 번째 사례입니다.

('장기기증 희망 등록'이란 등록자 본인이 뇌사 또는 사망 시 대가 없이 장기와 인체조직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표하는 제도입니다. 물론 희망 등록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기증되는 것은 아니고, 유가족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신청했어도 본인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취소와 재신청을 할 수 있고요.)

d168944.jpg 선수 전원 장기 조직 기증 서약에 동참한 제주 SK (출처 : K리그)




K리그는 2016년부터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함께 K리그 생명나눔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벌써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K리그의 대표 사회공헌 사업 중 하나입니다. K리그가 생명나눔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K리그 구성원이 직접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에 참여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죠.


30000524493_700.jpg 2016시즌 K리그 클래식(K리그1) 구단 감독들의 K리그 생명나눔캠페인 홍보사진 (출처 : K리그)


K리그에서는 생명나눔캠페인의 일환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매년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장기기증 관련 공익광고 영상을 송출하고 있고(아마 경기장에 일찍 도착하신 분들은 보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팬들이 장기조직 기증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1년에 몇 번씩 경기장 장외에서 행사 부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와 함께 버려진 유니폼을 장기모양으로 재단하여 상대팀의 유니폼에 이식한 형태의 '생명나눔유니폼'을 만들어 수원삼성과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실제 착용하여 팬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각 구단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생명나눔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2023년 전북현대에서는 선수들과 함께 해피빈을 통해 장기기증인 유가족을 위한 기부금을 조성하기도 했고, 2022년과 2023년 생명나눔주간(9월 둘째 주)에는 K리그 구단들이 생명나눔 머플러를 착용하고 경기에 입장하여 생명나눔 문화 확산에 동참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8Ns65EsVnw

2021년 문체부와 진행한 '생명나눔 유니폼' 캠페인, 수원삼성과 제주 SK (당시 제주유나이티드) 가 함께 참여했다.
e13011.jpg 2023년 생명나눔 머플러를 착용하고 경기장에 입장하는 전북현대와 강원FC 선수들 (출처 : K리그)




하지만 K리그에서 특히 더 노력을 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선수들의 참여입니다. K리그의 구성원이 우리 사회의 필요한 일에 앞장서서 동참하는 것이 진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19년과 2024년에는 K리그 전 구단을 돌면서 선수단을 대상으로 생명나눔 강의를 진행했고, 실제로 2019년에는 K리그 등록선수 832명 중 약 20%인 170명이, 2024년에는 총 952명 중 30%가 넘는 320명 이상이 장기기증 희망 등록에 신청했습니다. 이 외에도 매년 K리그 신인선수 교육에서 생명나눔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2019년에는 김병지 선수(현 강원FC 대표), 2020년에는 고알레의 이호와 김형일 선수, 2022년에는 조원희 선수, 2024년부터는 박주호 선수 등 은퇴한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K리그의 생명나눔문화 확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박주호 선수는 구단에서 생명나눔 강의를 직접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Zs-onBgt1U

2019년 김병지 선수가 참여했던 생명나눔 공익광고
d130660.jpg 2024년부터 K리그 생명나눔 캠페인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주호 선수. K리그 선수를 대상으로 직접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출처 : K리그)




2022년 기준 주요 국가별 인구 백만 명 당 뇌사 장기기증자 수를 비교해 보면, 스페인 46.03명, 미국 44.50명, 영국 21.08명, 독일 10.34명 등에 비해 한국은 7.88명으로 상대적으로 장기기증률이 저조합니다. 코로나 이후 잠시 상승했던 기증 희망자는 2023년 13만 9,090명에서 작년 11만 7,206명으로 다시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뇌사 장기 기증자도 2023년 483명에서 397명으로 줄었고요. 이식대기자보다 기증자가 현저하게 적어 장기이식을 받으려면 약 4년을 기다려야 하고, 하루 평균 약 8명의 환자가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난다고 하죠. 이에, 최근 정부는 오는 8월 21일부터 신분증 발급 시 장기 기증 희망 등록에 대해 안내하게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기도 했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329194?sid=102


장기기증은 남의 일이 아니고 언제고 나와 내 가족의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장기기증은 죽거나 식물인간이 아닌 뇌사 판정을 받아야 가능하고, 또 유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진행되는 만큼 실제로 신청했더라도 기증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직 장기기증 서약 신청을 하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면 이번 기회에 한번 참여해 보는 건 어떨까요? K리그도 더 많은 구성원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생명나눔캠페인을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K리그 #KLEAGUE #생명나눔 #장기기증 #제주SK #울산HD #전남드래곤즈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13화경기장 안전을 향한 가장 빠른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