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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슈퍼마켓에서 꼭 사야 할 맛돌이 간식들

생장 까르푸를 털어보자

by 몽키거
까르푸, 나의 영원한 사랑
크고 넓은 생장의 까르푸 마켓

프랑스 생장이 너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순례자 사무실에서 겨우 10분 거리에 대형 까르푸가 있다는 점이다. 언제나 비행과 여행을 할 때 현지의 대형마트에서 장보기를 관광보다 더 좋아했던 40년 차 베테랑 간식대장으로서 까르푸 털이를 안 할 수가 없지.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지나가겠어. 이번에 정말 내 마음에 쏙 드는 캐러멜도 발견해서 매우 신났는데 생장에서 지낸 10일 중에 까르푸를 6번 방문했을 정도였다. 나는 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게 너무 행복해. 특히 그중에 까르푸는 내 최애란 말이지. 게다가 생장의 까르푸는 크기 자체만으로도 아주 큰 지점이라 너무 마음에 든다. 봐도 봐도 살게 나오는 곳이랄까. 순례자 사무실에서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점심 먹고 천천히 산책 겸 가서 물도 사 오고, 순례자 분들께 나눠드릴 캐러멜들도 사 오고 가벼운 마음으로 엄청 드나들었지. 일단 이 까르푸가 순례자들에게도 중요한 게 순례길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저런 간식이나 필요한 생필품들을 구매하기에 규모도 크고 물건들을 잘 갖추고 있다. 그래서 순례자들이 이 근처에 마트가 있냐고 물어볼 때 늘 추천해 주는 곳이기도 하니 구글맵에 미리 저장해 두면 좋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순례자들이 꾀나 많이 도착하는 일요일에는 오후 1시까지만 운영을 한다는 점. 그래도 너무 걱정할 것 없는 게 생장 안에 작은 마트도 있어 물이나 간단한 간단한 생활용품 구입은 할 수 있다. 또 비상약이 필요하다면 약국들도 있고, 음식 먹을 곳도 많으니 까르푸가 안여는 날에도 안 조급하셔도 된다는 걸 기억하자. 오늘은 간식대장이 개런티 하는 프랑스 생장 까르푸에서 추천하는 맛돌이 간식들에 대한 이야기다.


Carrefour Market
주소 : 68 Pl. Euskadi, 64220 Saint-Jean-Pied-de-Port, 프랑스
운영 시간 : 월요일~토요일 /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요일 /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간식대장이 추천하는 스페인 슈퍼마켓에서 꼭 사야 할 음식들 Top 5
5위 다양한 프랑스산 로컬 치즈와 버터들


5위는 다양한 치즈와 버터를 사보시길 추천한다. 까르푸가 프랑스 브랜드라 또 빵코너가 기가 막히거든. 빵코너에서 마음에 드는 신선한 바게트와 냉장 쪽에 있는 아무 프랑스 치즈나 아무 프랑스 버터를 하나씩 사자. 자른 빵에 듬뿍 바르고 정육 코너에서 아무 햄이나 하나 골라 집어넣으면 정말 한국에선 만원 넘게 받을 고급 샌드위치를 서너 조각을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순례길 가기 전이니 생장에서 하루 먹고, 다음 날 피레네 산맥을 갈 때 한 조각 챙겨가면 아주 좋은 산행 식사가 된다. 프랑스 버터와 프랑스 치즈의 조합 말해 뭐 해… 한국에서도 유명한 이즈니 버터나 부르생 크림치즈 같은 거 말고도 저렴한 까르푸 자체 브랜드나 로컬 아무 브랜드도 다 맛있으니 걱정 말고 아무거나 골라도 정말 맛있다. 여긴 뭘까… 물이 다르건가 정말 버터맛이랑 치즈맛 차원이 다르다. 순례길 떠나면 버터나 치즈를 사면 그날 다 먹어야 하기에 부담돼서 같이 다니는 일행이 없다면 잘 안사진단 말이지. 그러니 생장에서 묵는 날, 다음 피레네 가는 것까지 생각해서 바로 이때 잘 먹어두자.


(왼) 4위 린트 크림뷜레 초콜렛, (우) 3위 초코 크레이프


4위로는 프랑스에서만 판다는 린트 초콜릿의 크램뷜레 맛. 린트 초콜릿이야 그냥 밀크 초콜릿만 먹어도 맛있기로 유명하니 맛은 보장되는데 이건 프랑스에서만 먹을 수 있으니 당장 내일 스페인령으로 들어가는 순례자들을 위한 간식으로 딱이다. 안에 크렘뷜레의 설탕 탑을 연상시키는 굵은 입자의 설탕이 들어있어 오독오독한 게 정말 크렘블레를 연상시킨다. 근데 솔직히 크렘블레를 이끄는 주된 맛인 바닐라 필링을 잘 살리지 못한 거 같아 조금 아쉽긴 하다. 그냥 밀크 초콜릿에 설탕이 오독오독 씹히는 느낌? 크렘불레의 질감은 잘 살렸는데 바닐라 맛은 그다지 못 살린 느낌. 그래도 난 그 나라 한정인 음식들은 시도해 보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추천한다. 이거는 마지막 프랑스령인 생장에서만 살 수 있는 거라 특이하기도 하니 추천한다. 단 아주 더운 여름에 순례길을 걸을 예정이라면 생장에서 사서 먹고 가져가지는 않길 바란다. 가방 안에서 초콜릿이 녹으면 곤란해진다.


3위는 낱개로 포장된 초코 크레이프다. 이건 과자가 아니라 정말 크레이프같이 빵을 구현해 놓은 거라 배고플 때 간단한 달달구리 간식으로 너무 좋다. 한 봉지에 7개가 들어있는데 가볍기도 하고 낱개 포장이라 정말 너무너무 좋다. 맛은 얇은 팬케익에 초콜릿 묻혀놓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딱 그 맛. 유통기한도 길어서 순례길 간식으로 추천한다. 한 번쯤 시도해 보기 좋은 간식템이다.

(왼) 2위 본마망의 레몬 타르트 (우) 1위 미초코 초콜렛 토피 카라멜

2위는 내가 프랑스에 갈 때마다 서너 상자씩 꼭 사 오는 본마망의 레몬타르트다. 프랑스의 다른 지역 까르푸와 비교해도 생장 까르푸 가격이 압도적으로 저렴해서 이번에 이탈리아로 돌아올 때 10 상자를 사 왔다. 보통 파리 까르푸에서도 2.5유로는 주고 샀는데 여긴 1.55유로로 많이 저렴해서 너무 행복했잖아. 이것도 개별 포장이 되어있어서 낱개로 나눠먹거나 두고두고 먹을 간식으로 보관하기 참 좋다. 단단한 파이 재질에 레몬의 새콤 달콤함을 정말 잘 표현한 한입 크기의 납작한 과자인데 맛이 진짜 고급이야. 평소 레몬타르트, 레몬 케이크를 좋아하는데 생각보다 맛있는 곳이 없단 말이지. 근데 이 과자는 레몬계에선 정말 원탑이다. 후진 베이커리의 레몬 관련 디저트를 먹느니 이 본마망 레몬타르트 한 상자 먹는 게 훨씬 나을 정도라고 할까. 이건 내가 좋아하는 과자 탑 3 리스트에 들기에 정말 강력 추천한다. 한국 쿠팡에서도 살 수 있는 걸로 아는데 생장 까르푸에서는 반값 정도로 살 수 있으니 일단 나 믿고 한번 시도해봐 줘. 정말 맛 보장합니다.


1위는 이번에 새로 알게 된 미초코(Mi cho ko) 초콜릿 토피 캐러멜. 3유로 정도 했던 것 같은데 무게도 묵직한 게 30개는 족히 되는 개수가 들어있다. 이건 초콜릿도 아니고 캐러멜도 아니고 더 진득한 유가 느낌의 토피라고 보면 될 듯한데 너무 맛있어. 입안에서 꾸덕한 질감에 씹는 맛이 있는 초코 코팅된 캐러멜이다. 프랑스 생장에 있으면서 순례자분들 나눠드리려고 샀다가 이곳에 있는 동안 나 혼자 3 봉지는 먹고 왔고 집으로 돌아올 때 5 봉지 더 사 왔다. Noir라고 다크 한 맛이라고 표기는 되어있지만 토피 겉에만 살짝 코팅된 정도라 안에 가득한 캐러멜을 씹다 보면 다크초콜릿 맛은 스치기만 하는, 캐러멜과의 조화가 딱 좋은 정도. 원래 다크 초콜릿보다는 밀크 초콜릿을 선호하는 어른이 입맛의 나에게도 전혀 다크 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이건 너무 맛있어서 같이 봉사했던 75세 할머니 미셸린도 두 봉지 사다 달라고 부탁받았을 정도로 나이 불문하고 다들 좋아하셨다. 배고플 때, 당충전 필요할 때 주머니에 서너 개 넣어놓고 먹기 좋은 제품으로 정말 강력 추천, 단 이것도 아주 더운 여름 순례길에는 안 가져가시는 게 좋을 거 같다. 일반 사탕 봉지보다 더 큰 게 양도 많고 무게도 나가기에 한 봉지 사면 여럿이서 나눠먹기에 부족함 없는 중대형 사이즈다. 하나 먹으면 조금 멈추기 힘든 중독적인 질감과 맛이라 봉지 열면 자기 조절하기가 매우 힘든 제품. 자원봉사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5 봉지를 열흘이 안돼 끝내버렸지 뭐야. 다 살로 갔겠지만 너무 맛있어서 죄책감도 안 드는 2025년에 발견한 내 최애 간식이다. 꼭 한번 시도해 보시길 바란다.


생장에서 까르푸를 꼭 가야 하는 이유

생장은 프랑스길 순례길을 시작하는 관문이고 이날이 지나면 개인차에 따라 대략 한 달 정도의 길고 긴 순례길이 시작된다. 그 기간 동안 대도시에서도 이렇게 큰 까르푸를 보긴 힘들 것이고, 마트에서 장보기는 정말 간단한 간식 위주로만 구입할 수밖에 없다. 왜냐? 우린 앞으로 계속 걸어 나가야 하는 순례자이니까. 큰 물건들을 사기도 힘들고, 음식은 다음 이동하는 날 금방 먹을 수 있는 상하지 않는 선의 반나절 치 음식만 사게 된다. 그러니 생장에 있을 때 마지막으로 즐겨야 한다. 게다가 생장은 아직 프랑스잖아. 순례길 통틀어서 이곳에서만 제대로 된 프랑스의 음식과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까르푸가 바로 여기다. 그러니 엄청난 걸 구입하지 않는다고 해도 한번 들려서 눈으로 보기라도 해 보자. 당장 내일부터는 스페인으로 들어갈 테니 마지막으로 프랑스 까르푸에서 이곳 바이브를 제대로 즐기는 거 나쁘지 않잖아. 특히 나같이 간식 좋아하는 사람들은 스낵 섹션을 둘러보는 게 정말 즐거울 것이다. 프랑스고 스페인이고 일단 국적 넘어 사이즈가 매우 큰 쪽에 속하는 까르푸라 구비된 제품군이 정말 많아 설렌다. 순례자 사무실에서 여권 발급받고, 알베르게에 짐을 풀었다면 긴장도 풀 겸 까르푸로 산책하며 잠시 프랑스 바이브를 느끼는 기회로 정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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