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채널접고, 5번째 개설하면서 당당하기
오늘 5번째 유튜브 채널을 새로 개설했다.
실제로 운영하다 접은 건 4번째, 기획단계에서 멈춘걸 포함하면 5번째이다.
얼핏보면 채널이 망했거나, 끈기가 없어보일수도 있지만
스스로는 필요한 선택을 따랐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리듬형 존재라는 것이다.
알고리즘 구조에 맞지 않아서,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올리기 어려웠다.
만약, 특정히 세분화된 관심 주제가 없다,
여러군데 흥미가 걸쳐 있다,
그런데 몇 년에 걸쳐 돌아보면,
흥미가 다시 나선형으로 관심이 확대되어 돌아오는 것을 느낀 경우가 있다면,
당신도 리듬형 존재일 확률이 높다.
이런 경우 단순히 끈기가 없는게 아니라,
내게 맞지 않는 흥미를 빨리 감지하고 내려놓았을 수도 있고,
흥미가 하나로 세분화되어 깊어지는 타입이 아니라,
몇개의 흥미를 포함하는 공통된 키워드를 아주아주 나중에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박천휴 작가님 인터뷰 보니,
문예창작을 공부하고 다시 미국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는데,
그게 결국 뮤지컬이란 장르에서 만났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몇 개에 걸친 흥미가 나중에 더 큰 맥락에서 하나로 모이는 건,
리듬형 존재가 흔히 겪는 삶의 방식이다.
그런데 이것저것 다 올리면 유튜브 알고리즘이 좋아하지 않으니까
특정한 주제를 정해 그것만 하라라는 조언을 많이 듣는다.
아마 그래서, 우리 리듬형 존재들은 알고리즘형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에는 알고리즘이 좋아할만한 세분화된 주제에 맞춰 영상을 준비하다보니,
어느 정도 하다보면 지속할만한 동력이 안생겼다.
요즘 유튜브는 개인이 다른 플랫폼에서 자신의 시청자를 끌어오거나,
초기 광고를 써서 노출을 확보하지 않고 순수하게 이 채널에서 시작하는 경우
예전만큼 채널 키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런 상황을 감안하고서라도 지속하려는 감정적 보상이라도 있어야 한다.
내가 운영하던 기존 방식으로는, 보람보다 준비할 때 힘듦이 더 커서 운영을 중단했다.
애초에 유튜브가 좋아하는 콘텐츠 형식을 만들지 않기에, 유튜브 자체를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나 역시 누군가의 이야기만 숨어듣는듯한 채널들도 틀어놓고 있기에
오랫동안 여러 방식을 고민하다가,
다시 열게 되었다.
리듬형 존재라는 큰 키워드 아래서,
그때그때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단상처럼 나누는 방식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좋아하는 방식은 아니라,
아마도 나의 생각들의 아카이빙,
그리고 그 생각들에 공명하는 손님들을 위한 공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