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 그때의 우리

by Rosie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 We Are Connected >, 2025

어릴 적 읽었던 < 어린 왕자 > 속 글귀들을 어른이 되어 다시 마주하니, 마음 한구석이 몽글몽글해지거나 아련해지는 경험을 더 자주 하게 됩니다.


“너는 내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될 거야.

그리고 나는 밀밭을 볼 때마다 너를 떠올리게 되겠지.”

-생텍쥐베리 < 어린 왕자 > 중에서


특히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건넨 이 문장이 왜 이토록 마음 깊이 와닿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밀밭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어린 왕자를 그리워할 여우의 뒷모습이 자꾸만 상상되곤 합니다.


아무 의미 없던 밀밭이 관계와 시간을 통해 여우에게 특별한 장소가 되었듯, 그곳은 이제 함께했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소중한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우리에게도 각자 그렇게 특별한 사물과 장소들이 있습니다. 문득 그것들을 스칠 때면

그때의 나와 우리,

나누었던 이야기와 노래,

따스한 공기를 채우던 웃음소리

길가에 피어있던 꽃들까지 선명히 떠오릅니다.


이상하리만치 낡지 않은 채 잘 보존되어 있다가,

어느 순간 불쑥 나타나 내 마음을 가득 채워줍니다.


비록 지금은 곁에 없을지라도,

그때의 나와 우리는 그 찰나의 순간을 공유하며

기억 속에서 여전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음에 또 문득 떠올리기 전까지,

그렇게 우리 각자의 안녕을 빌어봅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

그때의 우리.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 We are Connected > 2025, 아르쉬지위에 아크릴과 과슈, 45.5 x 38cm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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