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흘려보내길...

by Rosie


그대로 흘려보내길 < Let Go of It >, 2024

포르투갈에서 머물던 그때 가을, 숙소 근처의 박물관에서 마주친 도자기 하나가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았습니다. 중국과의 교류로 건너왔다는 그 이국적인 향로에는 몇 개의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었습니다.


그 생경한 형태와 저의 작은 사유가 상상을 더해 저만의 선향꽂이 그림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일상의 공기를 바꾸기 위해 향을 피우는 일이 자연스러워졌지요.


저 역시 가끔 향을 피우는데 가끔은 피어오르는 연기를 가만히 바라보곤 합니다. 뽀얀 연기는 천천히 위로 솟구치다 이내 공기 중으로 사르르 흩어집니다.


억지로 붙잡으려 하지 않아도, 그저 두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들.


그 모습은 어쩌면 내 안에 머물던 걱정과 근심, 무거운 욕심들이 조용히 멀어지는 순간과 닮아 있습니다.


그대로 두는 것,

머물다 사라지는 것,

그리고 자연스럽게 잊히는 것들,

사라진 뒤에 찾아오는 고요한 해방감.


이 그림은 바로 그 찰나의 자유를 담고 있습니다.



그대로 흘려보내길 < Let Go of It > 2024, 아르쉬지위에 혼합재료, 35 x 27.5cm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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