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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횬 Jun 03. 2024

"글을 쓰세요. 삶이 달라져요"


3년째 글을 쓰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제가 경험한 이야기를 나누고 작은 도움이 되고 싶지만, 글쓰기는 아직 저에게 어리숙한 영역이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주변의 선생님들께, 혹은 연수를 통해 만난 선생님들께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선생님, 글을 쓰시려면 꼭 브런치에 써보세요. 브런치는 글쓰기에 특화된 플랫폼이에요. 브런치 작가에 꼭 도전해 보세요." 그 말에 앞선 제 이야기들이 울림이 없진 않았는지, 지금까지 제가 한 강의가 글쓰기 강의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제 이야기를 듣고 브런치 작가가 되신 선생님들이 무려 열다섯 분이나 됩니다. 올해 상반기에 있었던 일이니 정말 대단한 것이죠. 그분들은 아마도 저보다 훨씬 멋진 필력과 색깔을 가지시고 평소 글을 써오시던 분들일 겁니다. 제 이름을 언급하시며 덕분에 브런치 작가가 되셨다고 써주시는 글들을 보며 뿌듯하기도 하고 기쁩니다.


저는 오늘 글을 쓰며 제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이제 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에요. 오늘 소설 공모전에 제출한 작품이 심사에서 탈락되었다는 메일을 받게 됩니다. 탈락은 예상한 일이었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메일을 읽고 또 읽으며 묘한 기분이 듭니다. 나는 왜 글을 쓰는 걸까? 왜 기초 하나 없는 소설을 쓰려할까? 공모한 곳에서 정성스럽게 작성해서 첨부한 글에 대한 피드백을 읽으며 알게 됩니다. '배워야 한다. 배워서 쓰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소설은 내 분야가 아니니 접자'가 아니라 배우자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이미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엄청 많이 부족한 사람이란 것을요. 그리고 그 부족함에는 '시간'도 포함됨을요.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애를 쓸 준비는 되어 있지만 세 아이를 키우며, 제 업에 힘을 쏟으며 글을 쓰기란, 그리고 글을 배우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배우고 싶고, 제 생각을 잘 담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바로 이것 때문이죠. 글쓰기의 힘, 브런치에 글을 쓰시는 작가분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하실 이야기들입니다.


첫 번째, 흩어지는 생각을 붙들어 줍니다. 하루 안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할까요? 바쁜 일상에서 생각의 끝을 파고들고, 쫓아가 마지막 지점을 들여다보는 것이 가능할까요? 아니요.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내 생각을 넘은 생각의 저 끝을 들여다보는 것은 충분히 머물러 들여다보야야 가능합니다. 하루 안에 그것을 발견하여 글로 정의하면 단편소설 분량만큼의 글이 써질 지도 모릅니다. 흩어지는 생각들이 수두룩 할 겁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잠시라도 짬을 내어 그것을 잡아보세요. 무엇으로요? 바로 글입니다.


두 번째는 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주제에 대해, 혹은 사건에 대해 글을 시작하여 쓰다 보면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술술 나오는 일들이 많습니다. 글을 쓰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죠.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답답한 응어리들이 언어로 정의되며 선명해지고 답을 찾게 되는 것이죠.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 앞으로 나아갈 길의 답을 찾아 줍니다.


세 번째는 자아가 단단해집니다. 글을 쓰면 나를 제대로 알게 되고, 타인에 대한 깊은 사유를 하며 내 주변의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됩니다. 글을 쓰게 되며 얻게 되는 습관 같은 것이죠. 일상의 작은 장면들을 그냥 스치지 못하게 됩니다. 순간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를 찾게 되고, 찾는 습관들은 일상을 특별하게 바라보게 합니다. 저에게 삶은 의미가 되는 것이죠. 삶이 저에게 주는 긍정이 많아지니 당연히 힘을 받게 됩니다. 제 자아가 단단해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습자지에 글이 새겨져 한 겹 한 겹 제 안에 쌓이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글을 써왔던 1년, 2년, 3년째인 지금, 글 쓰기로 만들어진 내면의 단단함이 앞으로의 남은 제 삶을 설레게 합니다.


"글을 쓰세요. 삶이 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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