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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수업과 만난다

by 심횬

시작하며...

어느 것 하나 예측할 수 없다.

수업은 그렇다. 그래서 재밌다.

어느 방향으로 뻗어나갈지 모르니 어느 날은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교사의 삶은 그래서 심심하지 않다.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피로감을 주는 일이다.

고뇌에 빠지게 하고 깊은 슬픔에 허덕이게 한다.

그래도 어쩌냐, 우린 교사니까,

오늘 망한 수업에서 쿨하게 나오면 된다.

망한 수업의 상처가 곪디 곪도록 버려두면 안 된다.

매일매일 수업 날이니, 언젠가는 성공하겠지.

그래, 바로 그거다. 매일 우리는 수업과 만난다.

하루살이 수업준비가 힘겹지만, 늦은 밤 또 담담하게 노트북을 켠다.

어제의 수업을 돌아보고 내일의 수업을 기획한다.

교실 속 장면을 상상하며 수업 시나리오를 예측한다.


어차피 수업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도 한다.

끝나지 않는 되돌이표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수업은 세상을 사랑하게 하는 일임을,

교사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임을 알기에,

어제와 같은 일을 반복하며 나는 수업과 매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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